여름 방학을 기점으로  하나님께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것의 실체가 허울만 헌신이고 내용은  나의 스펙을 쌓는 느낌 같아 내려놓으려 해도 쉽지 않았다

하나님과의 교제없이 그저 습관적인 큐티와 절제없는 책읽기, 마구잡이 교회봉사,  ...

개학하면서 방학을 뒤돌아보니 요즘 큐티처럼 제가 하나님없이 사는 모압, 암몬족속 이었다

 

어제는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밤을 꼬박 보냈다

태어나 처음보는 태풍의 바람은 기절할것 같았다

20년된 아파트 베란다 유리문이 시끄럽게 울어대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남편은 기숙사에 있고 두딸들은 문을 다 닫아놓아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잠에 푹 빠져 있었다

 

새벽3시 ! 번쩍 번쩍 번개가 치고 겨우 닫아놓은 베란다문을 사정없이 내리치는데 반토막 나게 생겼다

기도를 하려고 해도 무서워 기도가 안나왔다 

애들방에 와서 둘째 손을 꼭 붙들고 안정을 찾으려 했지만 더 불안하기만 했다

부엌창문에서 보니 뒷동 맨꼭대기 층은 이미 유리가 깨져 블라인드가 머리를 풀고 하늘로 날라가는 듯 했다

그 광경을 보자 더 불안해지면서 집안을 뱅글뱅글 돌았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주여!주여! 입에서만 맴돌았다

세상끝날이 이럴까? 싶었다 밖을 내다보는것도 두려웠다  TV가 없는 집에 유일한 라디오가 너무 일렀는지 재난방송도 하지 않았다

유리가 깨지면 하나님 열심히 믿는 가정이 왜 그러냐? 는 비난 받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더 거세졌다 17층 이라 바람소리만으로도 기절할것 같았다

 

6시가 되어 남편한테 전화했더니 불통이다  그래서 자매들한테 기도부탁을 했다  베란다문을 위해서...

나에게 우리집 유리문이 깨지지 않을거란 믿음이 없었다  왜 더 튼튼한 샷시로 바꾸지 않았는가를 후회하였다

기도의 내용이 바뀌어야 함을 느끼자 이 태풍이 북한을 강타하지 않도록 또 나외 다른 사람들의 피해가 줄도록 기도했습니다

막판에는 하나님께서 보호하시면 제가 감사헌금을 드리겠다고 서원까지 하게 되었다

 

평소에는 굉장히 큰 믿음을 소유했다고 교만했는데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이들을 2시간 늦게 학교에 보낸뒤 기도하며 회개했다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주님오실때까지 붙들 수 있도록

바람은 다스리시는것은 믿는데  태풍은 너무 쎄서 주님의 권한이 없는것처럼 느꼈었다  그러나, 그 태풍도 주님의 주권아래 있음을 이제는 믿는다

부실한 베란다 창문이 아니었다면 좀 시끄러워도 잤을텐데  허접한 베란다문 때문에  내 믿음의 현주소를 알며 겸손하게 되었다

옥한음 목사님이 오늘 소천하셨다

몇해전 수련회때 오셔서 주품에 찬양을 부르셨는데 태풍가운데 주품에 안기신 옥한음목사님 그분의 기도대로 평안히 주품에 거하시리라 믿는다

 

이제 눈이 슬슬 감긴다  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