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2012.08.21 10:56

이병헌 조회 수:659

페북에 올라온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비오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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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비에 젖은 채

어른의 손을 이끌고 느릿느릿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너절한 행색은

한눈에 보기에도 걸인임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음식점안의 손님들은 일제히 그들을 쳐다보았다.

모처럼 맞는 회식자리에 있던 손님 중에 여자 분이 주인아주머니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아주머니! 냄새 나니까 빨리 내보내세요."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앞 못 보는 아버지의 손을 이끌고

음식점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주인아주머니는 그제서야

그들이 음식을 먹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

 

"저~어, 아주머니... 우리 순대국밥 두 그릇 주세요."

"그래, 알았다... 근데, 이리루 좀 와볼래?"

 

계산대에 앉아있던 주인아주머니는 손짓을 하며

아이를 불렀다.

 

"미안하지만, 거기는 앉을 수가 없단다.

거긴 예약 손님들이 앉을 자리라서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아이는,

주인아주머니의 말에 금방 시무룩해졌다.

"아줌마, 우리 금방 먹구 나갈께요.

오늘이 우리 아빠 생일이에요. "

 

아이는 비에 젖어 눅눅해진 천 원짜리 몇 장과

한 주먹의 동전을 꺼내 놓았다.

그제서야 마지못한 주인아주머니는

"알았다. 대신 저 안 한쪽으로 들어가 앉아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순대국 두 그릇을 갖다 주었다.

그리고 계산대에 앉아서 물끄러미 그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빠 내가 소금 넣어줄게"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소금통 대신 자신의 국밥 그릇으로 수저를 가져갔다.

그리고는 국밥 속에 들어 있던 순대며 고기들을 떠서 앞 못 보는 아빠의 그릇에 가득 담아주었다.

 

"아빠 이제 됐어 어서 먹어.

근데 아주머니가 우리 빨리 먹고 가야 한댔으니까.

어서 밥 떠 내가 김치 올려 줄께."

수저를 들고 있는 아빠의 두 눈 가득히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주인아주머니는 조금 전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뉘우침으로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잠시 후, 주인아주머니는 급히 수건을 가져다 거지 부녀의 젖은 머리를 닦아주고

아이의 젖은 옷을 벗기고 얼른 마른 옷으로 갈아 입혔다.

그리고는 따로 고기를 한 접시 더 가져다주었다.

 

"오늘, 마침 아줌마도 생일이라서 고기를 많이 삶았단다.

고기 값은 받지 않을 테니 많이 먹구 가거라."

 

음식점 안의 손님들은 못마땅하였지만 그들이 빨리 먹고

나가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윽고,

음식을 다 먹고 음식점을 나가려는 거지 부녀를 주인아주머니는 잠시 기다리라더니 얼른 우산을 챙겨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에게 말하길...

"비도 오는데 아빠한테 우산 씌워 드리렴.

그리고 내일 이라도 비가 그치면 다시 와 주겠니....? 우산도 돌려줄 겸 말이야.... 알았지?"

 

주인아주머니는 문까지 열어주며 걸인부녀를 배웅하며 들어서는데...

그 모습을 주~욱 지켜보던 회식 손님들 중

한 아저씨가 빈정거리며 주인아주머니께 소리를 질렀다.

 

"아줌마요! 거지새끼한테 뭘 그리 잘 대해 줍니까? 아줌마, 그 얼라가 먼 친척이라도 되는가보네. ㅋㅋㅋ... "

 

그러자

주인 아주머니, 곱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요. 방금 아기 예수님이 다녀 가신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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