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하나에게 쏠리던 마음을 옮겨

지금(至今)은 이 어린 꽃나무를 향기(香氣)롭디 향기롭게

가꾸게 하옵소서.

아침엔 햇빛과 맞추어 주고 밤에는 혼곤(昏困)한

어린 잠을 지키는 따스한 등불이 되게 하옵소서.

 

사람 하나의 일로 괴롭고 목마르던 미움과

사랑에 부디 눈감게 하옵소서.

구리를 갈아

거울을 이루는 견딤과 기다림의 길을 돌아

시간(時間)을 돌아

마침내 환히 제 얼굴을

비쳐 보게 하옵소서.

 

어둠 한가운데 제가 있어 어린 화초(花草)들의

화초밭머리 어진 모성(母性)의 마음을 배워 보는

지금 이곳이 공경(恭敬)하올 당신(當身)께 바치는

기도의 문이 되게 하옵소서.

 

마지막으로 왔고 다시(茶時)는 아무 데도 떠나지

않을 제 종착(終着)의 자리 오로지 머무는

기도의 문이 되게 하옵소서.

     -김 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