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a !

일요일 아침 9시. 무척 매서운 날씨야.

어제(토)는 비가와서 운동을 못나갔는데 오늘은 춥긴 하지만 날씨가 쾌청하니 오랜만에 물도 떠올겸

자전거를 타고 종합운동장으로 나갔다. 40~50분 자전거를 타는 것도 하체운동뿐 아니라 심폐운동이 되는지

타고나면 얼굴에 홍조가 띠고 약간의 땀도 나면서 집으로  들어온다, 물론 생수도 한통 들고서~

한참 타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자전거를 세우니 핸드폰 울림이 꺼졌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지.경.선 이라고

쓰여있었어. (지경선은  이번에 술을 끊으려고 산으로 들어갈 작정을 하고 있는 고교동창이야)

 

순간 , 생각을 해보았지.  답전화를 줄까? 말까?

그저께 금요일 , 경선이에게 금요철야예배를 함께 가자고 제안했는데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하기에

그러면 일요일 11시 예배에는 참석하자고 했지.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너무 추운거 있지.

호저에서 나오려면 버스로 1시간 반은 걸리는데 (그는 이번에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당했다.)

"너무 추우니 다음에 갈께"라는 메시지를 전할 전화라고 생각하여 답전화를 안주었어.

 

다음에 만날때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쉽게 말하면 꼬투리를 잡고 )

그다음 예배에 참석을 권유하려는 고도의 전략(?)이었지.

 

그리고는 11시 예배를 위해 어머니를 모시러 갔다.

 

예배중에 우연히 뒤를 돌아 보았는데

세. 상. 에

경선이가 내뒤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의 대머리가 유난히 빛났다~ )

매월 첫 예배때에는 우리 교회는 성찬식을 함께 했다.

성찬식을 위해 강대상쪽으로 나가 줄을 섰을때

경선에게 귀속말로 했다.

"오늘만은 포도주 딱 한잔만 해~ "

 

경선이는 아침에 버스를 놓쳐서 25분간 다음 정류장까지 걸어서 간 다음 버스타고

예배에 참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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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을 팔때나 전도를 할때나 밥먹듯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익숙해 있어서

경선이도 그중의 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오히려 왜소해 보였고

친구에게 미안했다.

 

어쨋거나 오늘은  예수님께서 잘했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음을 느꼈던 날이다.

"예수님, 친구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인생이 꼬여서 이모양 이꼴로 살고 있습니다.

부인과 별거중이고 아들 둘은 군대에, 대학에 갔으나 아버지로서 뒷받침을 못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자책감으로 한 잔 , 두 잔 한 것이. 결국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다니던 직장, 때려치고 산으로 들어가려고 할 작정입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원주생활을 정리하던 중 저를 만났고 저는 무작정 예수님께로 데려오면

해결해주시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붕을 뚫은 네친구처럼 이 대머리 친구를 무조건

교회로 데리고 왔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그의 마음과 생각을 움직여 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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