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3(목) 오후2시

큰아들 해천이가 입대하는 날이다.

 

전날 친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군대 갔다 온 5촌 형들 진규, 태규와 시간을 보내고

내가  지 엄마 성화가 무서워(?) 얼른 태워서

외할아버지댁에 인사드리러 횡성에 데리고 다녀왔다.

 

잠이 안오는지 자라는 성화를 뿌리치고

또 PC방에서 밤새 게임하다 들어와 늦잠을 자고 있다.

 

지난 밤 집에서  스스로 빡빡깍은 머리지만

내 아들이라 그런지 너무 이쁘다.

마치 소림사 동자승 같다.

 

그동안 아르바이트하며 번 돈 중

20만원을 엄마에게 주며

내년 봄 동생 해성이가 대학입학하면

입학선물 사주라고 하였다.

~ 자식, 이때는 형같다.

 

아침 10시, 집사람의 성화에

나와 처, 처제는 해천이를 태우고 일찌감치

논산 연무대 훈련소로 향했다.

 

작년 이맘때쯤 친구 맹꽁이의 아들을 태우고 논산 다녀오던 날도

비가 오더니

우리 아들 입대하는 날도 가을 비가 내린다.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시끄럽게 갔다.

훈련소 부근 논산돼지갈비집에서 점심을 먹고

계산할때 불현듯 생각이 나

깔창도 함께 계산하였다.

 

군대가면 다 주는데 뭐가 필요하냐고 했지만

막상 훈련소 앞에 오니

이거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싶어 덮썩 구입했다.

260mm로 .(~ 좌아식, 발도 크네.)

 

연무대 훈련소 집합장에 도착하니

15분전.

인산인해였다.

 

덩치 큰 놈, 작은 놈,

잘생긴 놈, 안생긴 놈,

여자친구가 있는 놈, 없는 놈

빠릿빠릿하게 생긴 놈, 안 그런 놈

사투리를 쓰는 놈, 안 쓰는 놈,

 

별의 별 놈이 다 있는 데

우리 아들이 잘 해 낼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다.

 

마지막 헤어질 때

가지고 간 스마트 폰으로 몇 컷 찰칵,

 

"아버지 , 다녀 오겠습니다."

하는 말에

나도 준비해간 뭔가를 얘기하고 싶은데

순간 콧끝이 시큰해지고 말문이 막혔다.

 

"아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길을 지켜 주신다

고 한 잠언 3장 5,6절 말씀, 잊지 말거라."

라고 하였다.

 

"아빠, 알았어."

하며 뒷모습을 보이는 아들을

보며 중고등학교때 억지로 말씀을 암송시키던 날들이

순식간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갔다.

 

하나님,

제 아들, 해천이가 군대생활중에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며 살아가게 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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