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 의사'를 읽고 실컷 울고, 그리고 몇 권의 책을 샀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안수현형제는 이렇게 나에게도 스티그마(흔적)를 남기네요...^^

책 중간에 실린 어떤 (안 믿는) 분의 간증에, 자기가 알기로 안수현씨는 예수를 믿음으로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진

유일한 크리스천이라는 지적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예수 믿은 후로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졌나? 안 믿는 분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고 있는가?

필요한 누구에게나 책과 찬양 테이프를 선물했던 그의 넓은 품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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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2010-2-11 미션라이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

 

안수현(사진). 33세의 나이로 이 땅을 떠난 크리스천. 고인이 된 그가 지금 신자, 비신자 가릴 것 없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진한 울림과 감동을 주고 있다. 일반 출판사인 아름다운사람들이 지난해 7월 출간한 ‘그 청년 바보의사’는 2월10일 현재 5만여권이 판매됐다. 극심한 불황기를 겪고 있는 출판계, 특히 기독출판계에서 대단한 선전이다. 처음 출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판매되고 있다. 월 단위로 현재 5000여권씩 나가고 있다. 아름다운사람들의 서인찬 편집주간은 “독자들이 크리스천으로서 언행일치의 삶을 살다 간 안수현이란 인물의 진정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 청년 안수현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할 울림 깊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그의 신행일치(信行一致)의 삶을 가능하게 한 커다란 요소는 책이었다. 고 안씨는 ‘책 까마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깊고 넓은 독서를 했다. 자기가 읽고 감동한 책들을 구입해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를 즐겨했다. 영성 깊은 신앙서적은 안수현을 신행일치의 신자로 만들었다. 스스로도 “나는 책에 빚진 자”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 청년 바보의사’를 읽다보면 고인이 읽었던 수많은 책의 리스트가 나온다. 이른바 ‘안수현 리스트’로 불릴 수 있는 책들이다. ‘바보의사’의 삶을 따르기를 원한다면 안수현 리스트를 주목하고, 그 리스트 속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토기장이)은 안수현이 가장 사랑한 책인 듯 하다. 챔버스의 365일 묵상집으로 미국 기독교 출판계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을 안씨는 매일 묵상했다. ‘최상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리리라’는 챔버스의 외침 그대로 고인이 살았으리라. 토기장이는 현재 40권에 달하는 오스왈드 챔버스의 모든 책을 번역, 출간할 계획으로 있다. 안씨는 이 책을 혼자만 읽지 않고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 역시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이 책을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책 하나로도 사랑과 감동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은 보여줬다.

헨리 블랙가비의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요단)과 인기 기독저자 막스 루케이도 목사의 ‘너는 특별 하단다’(고슴도치)도 고인이 즐겨 읽은 책이다. ‘하경삶’으로 불리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은 현재 주로 침례교 계통의 교회에서 성경공부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안수현은 하나님과의 대면, 그리고 그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신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가 쓴 ‘인간의 일생’(홍성사) 또한 저자에게 깊이 다가간 책이다. ‘청년아, 울더라도 뿌려야 한다’ ‘참으로 신실하게’‘내게 있는 것’에 이은 이 목사의 네 번째 청년 서신으로 가정과 사회 속에서 참된 신자로 살아가는 길을 제시한 책이다.

미국 남가주대 교수인 댈러스 윌라드 박사의 ‘하나님의 모략’(복있는 사람)과 유진 피터슨의 ‘다윗:현실에 뿌리박은 영성’(IVP)도 고인이 강력 추천한 책. 그는 또한 대구동부교회 담임인 김서택 목사가 쓴 5권의 ‘창세기 강해 설교집’(홍성사)을 즐겨 읽었다. 특히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죽음의 한계를 넘어선 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33세의 청년으로서 그의 독서는 깊고 넓다. 종교학자이면서 철학자인 제럴드 싯처의 ‘하나님이 기도에 침묵하실 때’(성서유니온선교회)를 비롯해 미국내 성가에 비해 국내 독자의 수는 많지 않은 변증가 R.C.스프라울, 사회학자인 토니 캄폴로, 헨리 나우웬의 책들도 고 안씨가 사랑했던 저서들이다.

안수현은 그의 소원대로 사람들에게 스티그마(흔적)를 남겼다. 크리스천들은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이다. 진실로 예수 흔적을 남기기 원하는 크리스천들은 ‘안수현의 책 리스트’를 면밀히 검토해 보시라. 그리고 읽으시라. 거기에 ‘바보 의사’이자 아름다운 청년인 고 안수현이 찾고, 따랐던 길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