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나라에 닥친 대재앙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서 혼돈이 수습되고 사람들이 충격에서 빨리 회복되길 바랍니다.
지진에 관련한 서평을 소개합니다.

"운명의 날"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대지진)   /경향신문  서재에서   2011/03/13
http://librekim.khan.kr/436

 

(리스본 대지진 후) 절망에 빠진 국왕이 물었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형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카르발류 총리가 말했다.
"죽은 사람은 묻고 산 사람에게는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유럽에서 가장 신앙심 깊은 도시라고 자부하는 리스본에서
가장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만성절에 대지진이 일어나 도시가 파괴되고 엄청난 사람이 죽습니다.

국왕은 재앙을 하나님의 저주라 여겨 낙심했고
현명한 총리는 이성적으로 대처해 리스본을 재건했습니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은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시계태엽처럼 정확히 움직이며
모든 것은 예외 없이 하나님의 뜻에 의한다고 생각하던 유럽사람들이
이 고정관념을 깨고 하나님의 섭리와 자연의 힘을 구분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에게는 한없는 은혜를 베푸시고, 이교도에게는 가혹한 저주를 내리신다는 이분론은
오랫동안 당연시되었으나 성경에 배치됩니다.
구약시대는 물론이고 예수님 당시에도 문둥병이나 벙어리/맹인 같은 어려운 질병은
하나님의 저주로 여겨졌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질병이 하나님의 저주가 아니라 다만 하나님의 뜻을 보이기 위함이라고 하셨고
많은 병자를 고쳐주심으로 그 사고를 깨트리셨습니다.
예수님은 병 자체를 고치셨을 뿐 아니라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을 혁파하심으로써
세상에서의 저주가 하나님 나라의 저주가 아님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눈으로 보지도 못 하고 /귀로 보지도 못 하고 /입으로 말도 할 수 없었던 3중고의 어려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사회사업을 펼쳤던 헬렌 켈러의 헌신을 보며 감동합니다.

소아마비의 몸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 탁월한 지도력으로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보며 감동합니다.

맹인 고아소년으로서 역경을 딛고 미국에서 박사가 되어
맹인은 안마사나 해야 한다는 한계를 깨트린 강영우 박사의 일생을 보고 감동합니다.

구약시대의 단편적 사고로는 이런 장애가 하나님의 저주여야 하지만
이분들이 지녔던 장애가 하나님의 축복의 도구로 쓰여 일생을 하나님께 헌신하게 했음을 우리는 압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일본사람들이 모두 복음을 받아들이기를 우리는 원합니다.
하지만 일본에 닥친 재앙이 하나님의 저주라는 말은 무리한 말입니다.
만약 그걸 하나님의 저주라고 해야 한다면
한 사람의 기독교인이라도 불의의 사고로 고통스럽게 죽어서는 안 되고,
어느 한 교회라도 지진이나 태풍으로 무너져서는 안 됩니다.
신자의 밭에나 불신자의 밭에나 모두 비가 오듯이
그런 일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어떤 목회자의 사려깊지 못한 말에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모든 기독교인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의 지혜없는 사람들은 모든 기독교인을 싸잡아 욕하고 있고
교회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서 목회자나 신자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사라져
비성경적이고 폭력적인 언행이 여과없이 세상에 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대형교회의 원로목사라는 이유로 잘못된 언행에도 기독교인들이 아멘 한다면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할 목회자를 교주로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전도서에 보니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전도서 3장)
선한 사람은 남의 위급을 틈타 이익을 챙기지 않습니다.
지금은 고통받는 자들을 위로하고 도와야 할 때이지 일본의 비신앙을 비난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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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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