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오래된 사진 하나가 나왔다.

갓 돌이된 딸 아이를 안고 정원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내가 봐도 청순하고 예쁘다. (정말~~~임)

 

 딸아이가 신기하 듯 말을 건넨다.

"우와~ 엄마 이때는 참 날씬하고 예뻤네?^^"

그러게.....어찌 이리 됐을까?

 

우리집에는 엘범이 참 많다.

사진찍기 좋아한 덕분에 옛날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참 다행이다.

딸 아이는 신이 난듯 여고시절 엘범까지 가지고 나왔다.

그런데 딸 아이가 놀라 묻는다.

"엄마, 이 사진들은 디게 뚱뚱하다!"

"응, 엄만 아빠를 만난 후 예뻐졌단다. 아빠가 엄마보고 자꾸 예쁘다고 하니까

 더 예뻐지고 싶었고, 실제로 더 예뻐졌었어"

 

사실이었다.

남편을 만난 후 난 엽기적인 다이어트를 했고 실제로 눈부시게 예뻐졌었다. (믿든지 말든지)

딸 아이는 더더욱 놀라운 듯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엄마가 뚱뚱했는데도 사랑했어요?"

남편은 옛 생각이 나든지 빙그레 웃으며,

"엄만 뚱뚱해도 예뻤어. 그리고 뚱뚱한 것이 아빠에게는 안 보였어.

한 마디로 눈이 멀었던거지"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남편은 철저하게 눈이 멀었던 사람이었다.

별로 예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나를 사랑한 것을 보면.... ....

여자로서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 그가 한 없이 고마워

난 그를 절대적으로 사랑하기로 했다.

 

딸 아인 엘범을 쭉 넘겨보더니

"엄마 아빤 서로 사랑하는 것이 눈에 보여요. 사진만 봐도"

부럽나 보다.

 

눈 먼 사람이 죄가 없다는 주님의 말씀을 나는 백 번 " 아멘 "으로 화답한다.

외모를 보지 않았던 그로 인해 난 눈이 밝아졌고

20년 가까이 살아왔어도 그는  여전히 눈물겹게 행복하다고 말한다.

 

호젓이 둘만 있게된 시간, 그에게 은근슬쩍 물었다.

"정말 당신, 나를 참 많이 좋아했어, 별로 예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가 손을 잡으며 닭살멘트를 확실히 쏜다.

"지금도 사랑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예뻐"

 

서로에게 눈이 먼 우리는 여전히 행복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사랑하는 딸아,

키 작다고 고민하지 말으렴

눈먼 놈 하나면 충분하단다. ^^

 

하나님의 눈 먼 사랑으로 인하여

참 사랑을 알고 행복을 알게 되어 난 그 분 앞에 더욱 예뻐지기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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