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어려서부터 웬수가 있었습니다.

웬수도 그런 웬수가 없었습니다. 누구냐고요? 그렇습니다.

다름아닌 제 여동생입니다.

어려서부터 제 친구들과 놀라치면 졸졸 따라다녀 성가시게 한 눈에 가시였습니다.

따돌리고자 친구들과 동네 수 바퀴를 돌던 기억. 웬수입니다.

어쩌다(?)떨어진 성적표를 아빠앞에 디밀고 꿇어 무릎!하고 있던 때

옆으로 지나가며 "야 나는 언니학년되면 그것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다"는 한마디로 복수심에

불타게 했습니다. 웬수입니다.

한창 사춘기때 일기장이나 재미나는 만화책을 들키기 싫어 이불밑에 깔고 잤더랬습니다.

심야 무심코 뜬 눈에는 내 책,내 일기장을 열공하는 현행범을 목격합니다. 웬수입니다.

정리에 담쌓고 사는 동생의 책상을 정리해줬다가 디지게 욕먹었습니다.

내 정리 속에 자신의 책을 찾을 수 없다는 궤변입니다.웬수입니다.

또한 착하디 착한(?^^)저는 말다툼에 밀려 결말은 맨날 저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저 웬수와 다른 방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원은 결혼과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웬수가 바야흐로 장성햐야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의 모항공사에 입사를 했더랬습니다.

흥. 비웃었습니다. (뭐 이어령 교수의 "바람이 불어 오는 곳"인가 하는 수필 기행문을 읽고

승무원의 꿈을 키웠다고?! ) 지적이고(?) 아카데믹(?)한 걸 추구하는 저로서는

승무원? 그거 부엌데기아냐?? 대학나와 할 짓이냐부터 시작해서 별 호응이 안됐습니다.

(그리고 사실 승무원들은 차이는 있지만 공주병환자들임다^^)

 

그런데 이제는 이 웬수한테 제 인생이 업그레이드되는 기쁨을 맛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외에 2명에게 주어지는 ID티켓이 저에게 돌아온 것입니다.

그토록 내 인생의 쓴 맛을 주더니만 이제 단맛을 주는구나 하며 기쁨이 충만했더랬습니다.

 

이번 3박4일의 홍콩여행도 웬수집에서 중국 출장 중인 남편과 견우직녀 상봉코자 이루어졌습니다.

이찬수목사님도 우연히 업그레이드된 business class의 감동에 대해 잠깐 침튀기시고(^^)

회개하신 설교가 있더랬습니다.^^ 그렇습니다. economy class인생들에겐 무한 감동입니다^^

이찬수목사님께서도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지 않은 적은 처음이라고 하시더군요.^^

ey class 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기내 음식과 싸비스~~ 그리고 새 기종은 180도로 제껴지는 긴 장의자,

개인 tv..무한감동입니다. 이런 싸비스에 대해 침튀겨 가며 설명하면 울 아들 샘나 뒤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ID티켓에 대한 양도를 타진합니다. 물론 절대 안되죠~ 너보다 살 날이 적은 내가 양보해야것냐?

이건 네 이모 웬수가 나에 대한 보은이란다~ㅋㅋㅋ

 

그런데 이번엔 ID의 비극(?)에 대해 절감했습니다.

boarding이 시작되면 탑승을 위한 줄서기를 시작하는데 first나 business class들은 입구부터 틀리고

방송이 시작된 후 아무때나 탑승이 가능합니다. 선택받은 기쁨을 마구마구 누리며 탑승을 했더랬습니다.

긴 줄 서 있는 사람들옆으로~(에구 모르시는 아줌마께서 따라오시네^^)

그런데 탑승하고 탑승의 꽃인 식사시간~ 다들 선택해서 주문받는데 저만 지나치는 겁니다.

다들 좋아하는 메뉴가 넉넉지 않아 ID승객은 맨 나중인 것입니다. 온전한 돈을 지불한 승객우선인거죠~

"이런 이런 된장!역시 내 돈 내고 타야돼! 아니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티켓인데 감수해야지.."를

오가며 생각의 바다를 헤매였습니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았던 메뉴를 받아 드니 스튜어디스가 미안했던지

뭔가를 내밉니다 튜브 고추장! "이런 된장! 너는 이 메뉴에 고추장발라 먹고 싶냐??" 그래도 생각하고

챙겨 준 인도승무원이 가상해서, 또 영어도 안되고 하니 공손히 받았습니다.^^!

 

식사후 묵상의 나래가 펼쳐지더군요.

내가 ID티켓을 공짜로 받은 것처럼 하나님께 거저 구원의 티켓을 받았다는 사실.

거저 받은 구원의 티켓을 쥐어 들고 남들 앞에 으시대며 탑승장으로 걸어 가는 내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냥 기쁨만 있고 왜 economy에서 business class로 업그레이드 된지도 모르고

그냥 살아 가고나 있지 않은지.. 천국에 가서도 business class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했기에

하나님앞에 부끄럽지나 않을까 하는..

주신 구원 티켓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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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홍콩 상륙~

동생과 기쁜 재회가 시작되고 우리는 수다의 꽃을 피웠습니다. 자꾸 쳐다보는 분명 외국인에게 한마디 해주고~

(외국에 살면 못된 버릇이 하나 생긴다는군요. 자꾸 쳐다보는 확실한 외국인이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한국어로 "뭘봐 짜샤~그렇게 예뻐보이냐?"등등의 말을 한답니다.한국 승무원들 사이에 전설같은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계속 쳐다보며 오는 동양계남자가 아주 불쾌해, 지나가면서 미소를 지으며

한국어로 "개××야 뭘 보세요~ 거울좀 봐라~"등등의 삭막한 단어들을 웃으면서 내뱉고 지나가는데 그 남자와 왈

"저 한국사람인데요"하는 황망함이란!^^꽁지빠지게 달렸답니다)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과 ID의 비극과 묵상을 점잖게 나눠 줬더랬습니다.

그런데 이 웬수왈" 나는 거냥 천국만 가도 좋겠더구만! 불평이야?? ID싫어? 니 빼고 울 시어머니로

교체할까?" 급 비굴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제가 언제 남편덕에 business 타겠습니까^^

저녁에 퇴근한 완전,완죤 제 편인 제부에게 일렀습니다.

그러나 소용없네요~ 제부신세도 동생에게 빌붙어서 business로 업그레이드된 인생이기에`

웬수가 일갈을 합니다

"다들 불만이면 ID 다 토해내~~~"

동시 다발적으로 비굴모드로 돌입하는 밤이었더랬습니다.^^ 이 웬수가 대접하는 인터컨티넨털 호텔 레스토랑에서

그 찬란한 홍콩의 야경을 바라보며 더욱 더 비굴 모드로 전환했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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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 웬수가  저는 차~암 좋습니다.

이 웬수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님 제가 이 웬수의 목에 줄을 매서라도 천국 티켓을 함께 쥐고

이왕이면 first class의 삶으로 천국에 입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