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드리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목동 오거리에 있는 청국장집 "옥천집"에 갔다.

그 집에 가면 무얼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먹을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냥 청국장이다.  그야말로 강요된 청국장 집이다.

 

인테리어 역시 촌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몇 십년 전 신문지와 제주도의 촌스런 유채화 달력으로 벽을 덕지덕지 붙여 놨다.

식탁하며 의자하며 또 깔아놓은 장판도 손님들의 손때로 맨들맨들하다.

영화 속 시골 읍내의 식당이 꼭 그집 같다.

 

그런데도 그곳은 늘 북적거린다. 맛있기 때문이다.

맛이 있으니 주인도 배짱이다.

먹을테면 먹고, 말테면 말라는 꼬장꼬장한 배짱으로 손님을 맞이한다.

서비스 마인드? 그런 거 없다. 그런데도 돈을 쓸어 담는다.

 

그렇다. 맛있는 집은 메뉴가 간단하다.

두 세 가지 메뉴로 승부를 걸만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 것들은 다 생략해 버린다.

그러나  자신의 두 세 가지 메뉴에는 참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천집 사장은 청국장의 주재료인 메주를 직접 담근다고 한다.

메주 담그는 모습을 아예 사진까지 찍어 벽에  '떠억' 하니 걸어 놨다.

그야말로 촌스러움의 극치다.

그래도 메주 하나에 집중하는 옥천집 사장은  적어도 시중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다가

이것저것 맛을 첨가해 "자기 것"이라고 사기치지는 않는다

 

하나에 집중하는 사람은 무섭다.  초점을 알기 때문이다.

그외의 것을 생략에도 무방할 만한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요즘 로마서를 읽고 있다.

사도바울이 그런 사람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하나에 집중하는 사람, 오직 복음 하나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그는 집중을 다한 인생 끝에 오는

참 맛의 복을 알았기 때문이리라.

초점을 맞추고 몰입의 힘을 다하여 종이 한 장을 태우고야 마는 그는 맛의 진국인 청국장이 되었다.

 

하나님 나라에 우리 하나하나는 재료가 되는 인생들이다.

하나님과 초점을 맞추어 세상의 온갖 관심사를 생략할 줄 아는 그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진한 청국장 맛을 내시리라.

썩지 않을 재료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맛을 내기 위한 나머지 것을 찾아 우린 너무 분주하지 않은가?

우리 삶은 하나님 쓰시기에 너무도 복잡하지 않은지.... ....

오직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어 주재료인 자신을 집중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뭐라도 태우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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