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벌건 얼굴로 씩씩거리며 그날 상처받은 이야기를  와르르르~~~~쏟아내는데

 

"엄마,  어제 체육복차림으로 수영이랑 집에 오는데 뒤에서 어떤 오덕같이 생긴 남자애들이 뭐라 했는줄 알아?"

".....뭐라 했는데?"  (빨리 말하고 네 방으로 들어가라...)

 

" 야! 제네들 꼭 오이같지 않냐? 이러는거야"

"왜 오이같다는건데?"

"아~우리 체육복이 초록색이잖아"

"그런데 그 옆의 오덕2가 뭐라 한줄 알아?"

"뭐라 했는데??"

" 무슨 소리야?  그 옆의 애는 피망이고만"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피망이라니...

(참고적으로  오이소녀 수영이는 길쭉하고, 졸지에 피망된 우리 산하는 짤막함)

 

그렇게 대놓고 웃는 엄마가 야속했는지

"엄마!!! 지금 장난해?"

"워떤 오덕같은 쉐끼가 우리 금쪽같은 피망한테..ㅋㅋ 그런 막말을 했단말야? 당장 데려왓!! 어느 학교다니는 놈이야?"

"양정고등학교!"

"알았어, 양정고등학교...느그들 다 죽었어. 아빠랑 엄마랑 내일 당장 쫓아가서 잡아내고야 만다. 그놈들!!"

 

그런데 옆에서 낄낄거리고 웃던 우리 강돌이

"우리 딸한테 피망이라고 한 놈  나왓! 그러면 전교생이 다 나올텐데..."

우하하하!!!!! 다시 박장대소

"그럼 누나가 빨간 옷 입으면 파프리카?"

푸하하하!!!!! 모두모두 웃다가 데구르르`~~~~~

 

평소 의분 많고 입바른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우리 딸,

한 10분 가량 오덕같은 자슥들을 포함한  오늘의 골빈 외모지상주의들의

비참한 최후에 대해 작렬하게 예언을 하더니만

 

 말이 마치기 무섭게....

베란다에서 6개월 가량 놀고 있던 먼지 가득한 헬스자전거를 거실로 낑낑 들여와서

한소금  비지땀을 쏟아내며 자전거를 탑니다그려.

내일 아침 토마토 도시락도 당부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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