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백해야 할 것 같습니다!!!

7월 초에 떠난 순장 리트릿에서 제가 아끼고 아끼던 카메라를 잃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기억력 장애까지 왔는지 펜션에서 떠나던 아침에 만지작 거리던

기억을 뒤로 그 뒤론 전혀 기억나지 않는 기억 상실증이 왔더랬습니다.

집에 돌아 온 며칠 뒤, 홈피에 사진을 올리려고 가방을 뒤적이는데

이게 없는 겁니다. 가방마다 뒤집어 쏟아도 카메라 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 생사람을 의심하고 잡기 시작했습니다.

펜션주인!! 어째 그 아저씨의 친절하지 않던 언행이 머리에 마구 떠오르면서

펜션에 카메라여부를 몇 번 문의했습니다.( 반의심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나으 카메라는 행방불명되었습니다!!

 

밥을 먹어도 모래알 씹는 것 같고 속이 너무 쓰리고 아팠습니다^^(어느 놈이야~~~하며^^)

자려고 눕다가도 벌떡녀가 되어 일어나곤 했습니다.^^

사실 제 캠코더, 카메라는 제부가 늘 신형으로 개비해 줍니다 이 카메라도 올 초 최신형으로 선물해

준 것인데 잃어버렸으니 제부의 얼굴을 볼 면목도 없고, 잃어버렸다고 고백하면 마음 좋은 제부가

당장 홍콩의 상점을 뒤져 또 살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알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좋아하던

사진찍기 없이 새로운 신형사줄 때까지 기다리기도 안되겠고~~~그렇다고 거금 들여 살 수도 없고~~

"그래그래~  이 참에 카메라없이 살아 보고, 홈피 찍새도 핑게로 안하는거야! 귀찮잖아!!"

등등 별별 말로 자신을 위로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실의 아픔을 지켜보던 울 남편

"성연씨, 내가 사 줄게요! 내 용돈에서 10개월 할부해서 똑같은 걸로사 줄게요!"

 아니!!이런 듣도보도 못한 환희의 찬가가!! 그러나 참 미안했습니다^^ 울 남편 용돈이 쥐꼬리인데 거기서 할부를 떼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 벼룩의 간을 빼 먹었습니다!!^^

 

그런데 새 카메라가 생긴 후로, 아니 주문 결제한 후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더랬습니다.

어딘가에서 전 카메라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이건 또 무슨 육감이지?! 만약 나타나면? 남편 모르게 숨기자.. 무덤에 갖고 갈 비밀인겨.."

하며 혼자 시나리오를 써 댔습니다.^^

드뎌!! 새 카메라가 도착!

똑같은 카메라를 받고 보니 감개무량~~ 남편의 사랑이 쓰나미처럼 몰려 왔더랬습니다.

날마다 머리맡에 끌어 안고 잤더랬습니다.

그런데!!! 드뎌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날마다 정오까지 침대와 벗을 삼던 날라리 대학생 딸내미가 소리를 지르며 뭔가를 들고 안방으로 뛰어들어왔슴다!

오오!!주여!!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딸내미 손에 들린 것은 다름아닌 잃어버린 카메라였슴다!!!

나으 불길한 육감이 현실이 된 것입니다. 저 웬수가 나한테만 조용히 말할 것이지.....

밖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집까지 들고 와서

아마 에어컨 나오는 딸내미방에서 침대에 누워 카메라 만지작거리다가 침대 틈으로 떨어뜨렸나봅니다..

그리곤 까맣게 잊어버리고 펜션에서 잃어버렸다고

설래발치며 난리부루스를 춘 것 입니다. 아!! 나으 기억력이여....우울했습니다. 아니 남편한테

넘 미안해서 우울한 척 했습니다. 그러나 울 남편

"괜찮아요 성연씨~ 나이먹으면 다 기억력이 그럴 수 있어요~ 좋아하는 카메라 두 개 됐으니 좋잖아요?

잃어버릴거 대비해서 하나 비상용으로 갖고 있음 되잖아요~"

아아~~ 남편의 사랑이 1차 쓰나미때보다 더한 위력으로 나를 덮쳐 왔습니다.^^

'아! 내가 준호씨를 위해서 뭐든 다 하리다! 내 몸이 닳아 없어지더라도 순종하고 헌신하리다' 마음속으로

작심삼일 갈 결심을 했더랬습니다.^^

 

제 화장대에는 똑같은 카메라가 두 개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넘 좋은 거라 블로그 꾸미는데 사진 올리기하는 중딩아들한테는 줄 수 없습니다.^^

누나가 쓰던 중고 디카를 잘 쓰고 있고 딸내미는 입학선물로 받은 DSLR이 있기에

넘보지 않습니다^^

나의 말도 안되는 기억력상실증은 친정식구들 사이에서 구박덩어리의 소재가

되었습니다.^^이러다 개강날 덕순이 순장님집도 못 찾아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남편이 사 준  새 카메라는 남편의 사랑을  보여준  증거가 되었습니다.

(근데 사랑은 증명되었지만 벼룩의 간을 빼 먹었으니 어디다 팔아야 하나?!^^벼룩의 간을 이식시켜야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