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에서 가장 오래 되었다는 남강여관!

바닷가에 자리한 멋진 펜션보다 전망이나 시설 면에서 떨어지지만

비용도 절약하고 출퇴근 시간도 단축시킬 겸 출장기간 동안 묵게 되었습니다.

 

사흘 째 되는 제주 출장 마지막 날 아침,

말씀을 묵상하고 경건의 시간을 가진 후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올레길 10코스를 달려 보았습니다.

 

좌측으로 송악산과 삼방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다와

우측으로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이는 가파도와 마라도,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는 눈으로만 담아두기 아까웠습니다.

 

출근을 위해 숙소로 돌아오는데

여관 마당 가장자리에 둘러진 화단에서 일하고 계시는

여관 주인장과 마주쳤습니다.

 

저를 보고 인상도 좋아 보이고 술 담배로 안 하는 것 같은데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친절하신 사장님 덕택에 사흘 동안 잘 지내다 간다는 인사말씀과 함께

혹시 사장님도 신앙생활을 하시는지 여쭤보았습니다.

 

십여 년 전에는 신앙생활을 하였지만

지금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하나님이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62세라는 남자 사장님은

보증을 섰던 친구가 IMF로 부도가 나자

자신이 운영하시던 태평양화학 대리점마저 어려워졌고

가족 친척들에게까지 적지 않은 피해를 끼쳤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결국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제주도에 내려와서

장모님이 운영하시던 남강여관을 맡아 16년째 대신 관리하고 계셨습니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세상을 좇아 살았던 자신에 대한 회한 등으로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인상이 참 좋아 보이고 친절하셨던 사장님의 내력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지고 다니던 4영리 책자를 꺼내어 읽어드렸습니다.

제4원리의 두 가지 그림에 다다르자 사장님은 자신의 상태가 오른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왼쪽도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방으로 올라가서 성령소책자를 가지고

그리스도인과 관련된 세 번째 그림에 대하여 설명해 드린 후,

믿음으로 성령 충만을 사모하는 기도를 드릴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사장님은 저를 따라 입술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믿음으로 성령 충만을 받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떠나 있었던 자신에게

다시 신앙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게 해 주어 감사하다며

제 손을 잡고 고마워 하셨습니다.

 

출근이 20여분 늦어졌지만

제가 예수님을 만났던 시기에 신앙에서 떠났던 한 영혼을

다시 하나님께 인도하는 감격적인 아침이었습니다.

 

IMF때 보증을 섰던 채무관계 소송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데,

사장님의 모든 문제가 순적하게 해결되고

구원의 감격과 풍성한 은혜를 회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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