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인과응보의 원리라는 잣대로 재단하며

자신을 몰아붙이는 친구를 향해 욥은 이렇게 비꼽니다.

힘 없는 자, 기력 없는 팔, 지혜 없는 자를 (2-3절)

참 잘도 도와준다, 참 잘도 구원하여 준다, 참 잘도 가르치고 자랑한다고...

 

힘(코아흐)은 생기 또는 능력이라는 의미이며

기력(오즈)은 강한 힘이나 위엄을 나타냅니다.

더이상 현재의 고통이나 좌절을 극복할 힘이 남아있지 않은

욥 자신의 모습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혜(호크마)는 하나님의 언약백성의 관계를 유지시켜주는데 필요한

명철함이나 유능함, 영적인 온전함 등을 뜻하며

지식(투쉬야)은 도움이나 능력을 더해주는 참된 지혜를 가리킵니다.

 

없는(without)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지혜나,

영적 무지와 고난으로부터 벗어날 힘과 능력도 없는 영적 미성년자라는 말입니다.

실제로도,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보다

더 쉽게 넘어지고, 더 많이 좌절하며, 더 큰 고통 속에서 괴로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있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며, 착취당하기도 쉽습니다.

  

저는 평소, 나름 다른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궁핍한 사람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가졌다고 착각했었습니다.

그러나 바지 뒤춤에 줄자를 넣어가지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줄자를 들이대는 자였습니다.

그럴만한 형편이나 연약함이 있을 것에 대해 이해하기 보다는

별 도움이나 위로는 안 되는 비판을 날렸습니다.

저 자신은 능력도 있고 지혜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게 보여야할 태도는

사랑의 마음 없는 차가운 충고나, 거만한 책망의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도와주고, 구원해주며, 가르쳐주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제게 무엇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담력이나 재물, 지혜나 지식 등 남들보다 더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연약한 사람들, 없는 사람들, 외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잘 돕고, 잘 인도하여 구원받게 하며, 겸손하게 잘 가르치라고(2-3절)

저에게 맡기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일 것입니다.

 

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기분이 나빠지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별 다른 위로나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지만,

함께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힘이 나는 사람,

사랑과 겸손으로 구원의 통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수능시험 마친 산하가 중2인 강산이와 말다툼하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누나는 이제 어른이거든?"

 

늘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어른인 척, 있는 척, 아는 척하며 다른 아이 앞에서 폼 잡는

영적 어린 아이를 보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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