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하자! (3/20 큐티)

2012.03.20 11:36

이병헌 조회 수:586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라(25절)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28절)

 

바로는 피폐해진 애굽을 파리재앙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자

모세와 아론을 불러 타협점을 찾아 이렇게 제안합니다.

"하나님께 희생을 드리되 이 땅에서 드리라"

그러나 모세의 반대에 부딪히자 마지못해 보내주기는 하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고 제안합니다.

 

바로에게 있어, 이 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는 곳,

적당히 필요를 채워주면서 계속해서 노예로 부려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이 땅의 의미는

이 세상의 것들도 누리면서 하나님도 섬길 수 있는,

끊어버리지 못한 죄의 달콤함도 맛보면서 적당히 신앙생활도 할 수 있는 곳이겠지요.

 

바로가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한 이유는

희생제사를 마치면 쉽게 다시 돌아올 수 있어야 하고,

혹시 돌아오지 못할 만큼 먼 곳으로 가버리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이후에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 애굽으로 돌아가려고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민14:4)

 

그리스도인들에게, 너무 멀리 가지 말라는 의미는

세상과 하나님께 양다리 걸치고 있다가 언제든지 힘들거나 마음이 바뀌면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의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음주와 잡기들을 끊는 것이 아까웠던 신앙생활 초기에나

내 시간, 내 가정, 내 인생을 향유하면서 사역도 병행하고 싶은 지금이나

사단은 여전히 갈등하고 타협하도록 저를 부추깁니다.

 

너무 타이트한 시간계획으로 사역에 몰입하면 쉽게 지칠 수 있으니

적당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사역을 하는 것이

오래 사역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도 속삭입니다.

 

그저께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16위를 차지한 정진혁 선수의 인터뷰가

최봉오 대표님의 간증 말씀과 오버랩됩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초반에 선두그룹으로 치고나가 레이스를 펼쳐볼걸...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멕시코 정복에 나섰던 스페인의 코르테즈 장군은

700명의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들이 타고 온 11척의 배를

베라크루즈 해안에서 전부 불태워버렸습니다.

돌아갈 길이 막힌 병사들은 용맹하게 싸워 멕시코를 정복했다고 합니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도,

엄청난 재력을 가진 사람도,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도 아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야말로

이미 죽었어야 마땅한 자이기에

더 이상 잃을 것도 되돌아갈 길도 없는

눈에 뵈는 게 없는, 후회하지 않는 제자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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