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선수의 은퇴를 기리며...

이영표열정.JPG

제가 좋아하는 이영표선수가 조용히 은퇴했습니다.

매스컴에서 박지성선수은퇴는 적절히 다루는데, 이영표 선수에 대해서는 너무 조용해서 서운하기 까지 하다가

아래 기사를 대하니 눈물이 핑 도는 군요. (어떤 인터넷 기사에 욕하는 댓글이 없는 기사는 처음 봅니다. ^^)

댓글을 읽다가 감동이 되어 우리 bbb 홈페이지에도 저의 감회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2002년 이탈리아와 16강전의 안정환 선수의 해딩골... 그 골을 크로스한 선수가 바로 이영표 선수였다는 군요.

이영표 팬이라는 저 까지도 그 땐 몰랐었습니다. 박지성 월드컵 첫 골도 이영표로 인해 만들어 졌다는 군요.

화요모임을 교제모임으로 변경하고 향린교회에 같이 모여 응원했을 때 그 감격이 지금도 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나는 장면은 네델란드 PSV아트호벤 시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AC밀란과 대결 시

브라질 국가대표 수비며 주장인 카프 선수와 경합해서 멋진 크로스를 올렸고 동료 코크가 득점했던 장면입니다. ^*^

가끔 국내에 들어오면 교회에 와서 간증을 하는데, 지금도 이영표선수의 간증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그의 직장인 국가대표 숙소에서 선/후배에게 복음 전하다 받은 고난과 그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메세지..

선배의 핀잔으로 복음을 못전하고 방으로 들어와 읽던 책을 폈는데..."진리를 아는 자의 침묵은 죄다"라는 글이 책 중앙에 써있더랍니다. ^^ 그래서 바로 돌아가 전했다는...

그도 직장선교사 이더군요...

아래 기사가 많은 사람에게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잔잔한 감동을 준 그의 삶을 기사로 잘 표현 한 것 같습니다. 한 번 읽어 보시길...

남은 선수생활 부상없이 잘 마무리하고, 또 지도자로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무엇보다도 복음의 생명을 품을 자로서 복음과 함께 고난을 달게 받으며 주님의 제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사는 영표형제가 되길 기도합니다.

복된 설날 되세요.

기도하는 이영표.jpg

영표vs지성.jpg  이 한장의 사진 (영표는 지성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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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jury Time-미안합니다. 또 잊을 뻔 했습니다. (다음 기사)

2011년 1월 31일은 한국 축구사에 있어 오랫동안 회자 될 것 같습니다. 2000년 우리 곁에 다가왔던 한 위대한 축구 선수가 태극전사의 붉은 유니폼을 반납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한참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모습이야 볼 수 있겠지만, 캡틴 밴드를 차고 붉은 투혼을 발휘했던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없음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운 탄식이 내뱉었습니다.

그래서 또 잊을 뻔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박지성 선수보다 먼저인 1999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12년이란 세월 127번의 A매치를 끝으로 은퇴한 당신을 또 잊을 뻔 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워낙 별의 밝음만 좇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치부하기엔, 당신이 보여준 12년 세월 동안의 감사함은 결코 박지성 선수에 비해 가볍거나 덜하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이기에 고국도 아닌 먼 카타르에서 짧은 현지 기자회견을 끝으로 안녕을 고했던 우리들이 참 많이 미안합니다.

당신은 행운아이면서도 불운아였습니다. 한국 축구가 가장 행복한 시기 전성기를 구가해 많은 혜택과 영광을 누렸지만, 그 옆에 박지성이란 또 다른 영웅의 존재로 인해 그리 많이 빛나지 못했습니다. 박지성 선수만큼 열심히 뛰었고 한결같았으며 든든했던 당신이지만 우리의 박수와 함성은 그에 합당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당신도 참 많은 일을 그리고 대단한 일들을 해냈는데 말입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차두리 선수와 훈련 중 부상을 입어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도 밝게 웃으며 걱정하던 동료들을 안심시키던 모습, 2006년 월드컵에서는 팀을 위해 줄 곳 지켰던 왼쪽 대신 익숙하지 않은 오른쪽에서의 임무도 선뜻 받아들였던 모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후 박지성 선수와 가진 맞대결에서 볼을 빼앗겨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뒤 그가 내민 손을 외면하지 않고 잡아주던 모습, 낯설고 어색했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생활도 단 한 마디의 잡음 없이 꼿꼿하게 해내고 있는 모습까지, 정말 10년 넘는 세월 당신은 축구와 대한민국을 위해 그리도 열심히 뛰었습니다.

다시 돌이켜 꼽아보니 참 한결 같았습니다. 큰 부상도 없었고 말썽이나 부진도 없었습니다. 아마 한국 축구 역사상 당신처럼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축구 인생을 산 사람도 드물지 싶을 정돕니다. 그런 성실과 꾸준함이 당신에 대한 고마움을 잊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없으면 어색하고 이상한 존재가 바로 당신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그 고마움을 쉽게 지나쳐 버렸나 봅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의 고마움은 그 사람이 떠나야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 이렇게 늦게야 그간 당신이 우리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는지 느끼게 됩니다. 지난 아시안컵 3-4위 결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가 끝난 후 후배들이 당신을 헹가래치던 순간을 보고야 그간의 고마움과 미안함이 몰려 왔으니 정말 미안합니다. 그러곤 금방 또 잊고 떠나는 박지성 선수에 대한 아쉬움에만 빠져 있어 또 한 번 미안합니다. 당신도 우리들을 향해 안녕을 고했는데 말입니다.

지난 12년 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쉼 없이 달렸던 당신의 축구에 진심어린 경의와 무한한 존경을 표합니다. 축구를 좋아하고 즐길 줄 알아야 그리고 한눈팔지 않고 성실할 줄 알아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교본이 되어 주신 것 또한 고맙습니다. 하늘이 준 재능보다 땅 위에서 일군 노력이 더 값지게 쓰일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당신이 헌신한 12년 세월을 보고 자랄 후배들은 물론이고 일반인인 우리들도 그 한결같음과 성실함을 배워 각자의 자리에서 더 올곧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당신이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고 지치고 힘들어 준 덕분에 우리는 참 많이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더는 당신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12년이란 시간들, 가슴 깊이 귀하게 간직하며 꺼내 보겠습니다.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
사진=PA(www.pressassociation.com)

 

 

[댓글 중 몇개 퍼 옵니다.]

-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도 귀감이 되는 이영표선수

우리나라 프리미어리거 1호인 박지성 선수의 그늘에 가려 섭섭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되받았다.

"그늘? 어쩐지 시원하다 싶었다. 나는 그늘을 좋아한다. 서늘해서 낮잠 자기도 좋다.

햇볕 아래에서 낮잠을 청한 적이 있는데...뜨거워서 잘 수 없었다.

누군가 나에게 그늘을 허락했다면 그 사람에게 감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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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있어 행복했습니다.

인터뷰 중 방청객이 착각해서 박지성싸인을 해 달라고 하면서 노트를 내밀자. 이영표 선수는 '웃으면서 박지성'이라고 써서 싸인해 주었다. 나중에 이영표가 쓴 박지성싸인을 서로 갖겠다고 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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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했습니다. 이영표 선수

대한민국엔 박지성보다 이영표가 먼저 나왔어야했다. 난 아직도 2002년 16강 이탈리아전 이영표의 크로스로 안정환 헤딩골이 잊혀지지 않는다, 박지성의 월드컵 첫골도 이영표로 인해 만들어 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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