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라이프] 20세기 세계 복음주의를 이끌었던 존 스토트가 지난 27일(영국 시간) 오후 90세를 일기로 런던에서 소천했다. 그는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세계복음화협의회(로잔대회)에서 신학과교육위원장을 맡아 전도와 사회적 실천의 관계를 정립해 복음주의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21년 4월 27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청소년 시절 성공회 교인으로서 하나님의 존재와 자신의 정체성을 놓고 깊은 영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 17세 때 학교 채플에서 설교를 통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한 뒤에는 복음의 진리에서 한발자국도 물러선 적이 없었다.

1945년부터 평생 1975년 은퇴할 때까지 런던 올소울즈교회 한 교회에서 30년간 목회를 했다. 목회를 하면서 영국성서공회 회장, 영국복음주의연맹(BEA) 회장, 영국IVF의 전신인 대학기독인교류회(UCCF) 총재를 맡기도 했다. 1982년에는 기독교의 반지성주의를 반대하고 평신도들에게 신앙과 삶, 선교의 연관과 교육을 위한 현대기독교연구소를 창립해 소장을 맡아왔다. 2007년 4월엔 모든 공직에서 은퇴한 뒤 영국 내 성공회 목회자 은퇴 시설에서 지내왔다.

‘복음주의는 성공회과 결별해야 한다’는 마틴 로이드존스의 주장에는 끝내 동조하지 않았다. 수많은 복음주의자들을 지금까지 영국성공회 내게 머물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기도 우선, 변증 전도, 정기적인 전도, 구도자와 회심자에 대한 세밀한 접근, 체계적 훈련 등을 통해 현대 도시 사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소울즈교회가 주중 점심예배, 주중 기도회, 환우를 위한기도회, 어린이 교회, 가족 예배, 유학생 예배 등 다양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스토트의 마인드와 노력 때문이다.

1971년엔 제3세계 기독청년들을 교육하고 훈련할 목적으로 복음주의문학재단(현 국제랭함파트너십의 전신)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의 기본진리’ ‘비교할 수 없는 그리스도’ ‘현대의 기독교’ ‘나는 왜 기독교인인가’ 등 명료하면서도 균형잡힌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 전세계 독자들을 복음주의에 든든하게 서 있게 했다. 스토트 목사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마지막 저서 ‘제자도(The Radical Disciple)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에는 93년과 99년 IVF 전국수련회와 IFES 세계총회 참석차 방한했던 그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물질주의에 빠져 있다”며 단순한 삶, 관용을 베푸는 삶을 살 것을 주문했었다.

빌리 그레이엄은 그를 “오늘날 전세계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성직자”라고 평했다. 2004년 11월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만약 개신교에서도 교황을 뽑는다면 존 스토트가 선출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2013년 WCC 부산총회 때 강사로 오셔서 WCC와 세계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길 원했는데 너무 아쉽고 슬프다”며 “그분이 남긴 균형잡힌 기독교라는 업적이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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