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부활

2020.04.12 08:27

박상형 조회 수:13

조용한 부활(눅24:1~12)

 

 

예수님이 부활하셨다.

생각보다 조용하게...

 

 

돌아가실 때는  

낮인데도 어두워지고

두꺼운 성소의 휘장도 찢어졌으며

땅이 흔들리고 바위가 갈라지고

죽었던 성도들이 눈을 뜨는 등

약간은 특별한 일들이 일어났기에,

 

 

부활 하실 때에는

부활은 죽음보다는 훨씬 크고 의미 있는 일이므로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겨우 무덤을 막았던 바위가 굴려지고

무덤을 지키던 경비병들을 놀래키는 것으로 끝내신다.

 

 

왜 하나님은 이런 엄청난 일의 행사를

이렇게 조용히 치루신 것일까?

 

 

그리고 하나님이 조용히 행하신 일을

왜 교회는 기독교 최대의 축일이라고 하면서

요란하게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 맞는 것일까?

 

 

부활은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일년에 한 번 맛보고 보내야 할

사람의 생일 같은 이벤트가 아니다.

 

 

부활절은 사람의 감성을 한껏 자극해서

헌금궤를 가득채우게 만드는 

그런 요망스러운 날도 더더욱 아니다.

 

 

무덤이 빈 것과 부활을 알리는 천사를 만난

여자들이 제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자

제자들이 허탄한 말로 듣고 믿지 않는다.

 

 

맞다.

부활은 결코 믿겨지지 않는 일이다. 

3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예수의 모든 것을 지켜본

제자들도 부활을 믿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부활을 믿는다고 섣불리 말해선 안된다.

나는 결코 부활을 믿을 수 없다.

 

부활은 거기서 부터 시작한다.

부활은 믿는데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믿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믿을 만한 것을 믿는 것이 부활이 아니라

결코 믿겨지지 않는 것을 믿게 된 것이 부활이다.

 

 

그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 내게 오셨고

그리고 그 믿겨지지 않는 일이 내게 일어났다.

 

 

발을 담그고 있던 세상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고

세상을 보는 내 눈이 달라졌으며

세상을 대하는 내 마음이 달라졌다.

 

 

부활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세상과 나를 구분시키시기 시작하셨다.

아니 내 세상을 부수기 시작하셨고

세상이던 내가 세상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결코 믿을 수 없는 것이 내게 오더니

내가 결코 할 수 없는 것을 하셨다.

 

 

부활은 내가 손 벌려 맞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눈과 손을 아래로 내리게 한다.

어떻게 내 안에 부활이? 라는 생각때문에...

 

 

“어떻게 하루종일 말씀과 음악이야~”

어제 아내로 부터 들은 소리다.

음악은 요즘 색소폰을 부느라...

어쨌든 욥의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부활은 나의 전부이다.

부활은 내 매일의 삶이다.

일년에 한 번 행사하고 끝낼 요령이면

부활은 나랑 전혀 관계없는 양반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부활절이 조용할 것 같다.

(2020. 04. 12.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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