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받은 구원

2020.04.09 08:18

박상형 조회 수:6

얼떨결에 받은 구원(막15:1~15)


예수님이 순순히 묶여서 끌려 간다.


죽었던 사람을 단숨에 살리셨던 분이다.
물 위를 걸어서 오시고 물 위에 서서
바람과 파도를 꾸짖어 잠잠케 했던 분이다.


이런 힘을 가진 분이 힘이 없어서
순순히 묶이고 끌려갔을까?


예수님이 아무 대답을 안하신다.


듣지 않아도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는 분이다.
며칠씩 연구해서 올가미를 씌우려는
서기관과 대제사장들의 시험을
말 한마디로 해결하신 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 대답을 하시지 않는다.
재판의 달인 빌라도가 이상히 여길 정도였다.
(5)그러나 예수께서는 더 이상 아무 대답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이상히 여겼습니다.


왜 이러시는 것일까?


당신의 가는 길이 정해져있고
그 길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기에
저들의 잘못을 한번 정도는 지적해 주시고 가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바라바 때문이다.
바라바를 살리시려고...


사람들이 죽어야 할 예수 대신 바라바를 선택했다.
사람들이 선택해서 바라바가 살아난 것 같이 보이지만
그것이 아니다.


잘못이 없는 예수님이 순순히 잡히셨기 때문에,
말 한마디로 해겨하실 수 있는 예수님이
아무 대답도 없으셨기 때문에 바라바가 구원된 것이었다.


여기서 구원의 메카니즘이 설명된다.
바라바가 무엇을 잘 해서가 아니라
얼떨결에 살게 되었다는 것 말이다.


군중들의 강력한 요구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예수의 죽음 때문이었다.
바라바는 예수 대신에 풀려났다.


침묵하시지 않아도 십자가형인데
고소 고발하는 저들에게 호통을 치셨어도
십자가형은 변하지 않을 것인데
그렇게 하시지 않은 이유는 바로 바라바를
살리기 위해서 였다.


바라바는 바로 나다.
예수의 죽음으로 인해 얼떨결에 구원을 받은...


사람들의 요구 때문에 살아난 것이 아니다.
그 요구의 피가 내게 여전히 남아 있어서
내가 잘했고 내가 잘나서 구원을 받은 것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예수의 죽음으로 얼떨결에 구원을 받았다.
구원에 내 공로는 없고 구원에 세상의 공로도 없다.
내 자랑을 하면서 세상을 따라가야 하는 일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자랑하고
세계에서 새벽기도를 가장 잘 하는 성도를 자랑하는 것은
예수님 때문에 얼떨결에 선택된 바라바의 모습이 아니라
세상이 요구해서 선택된 바라바의 모습이다.


교회는 생각해야 한다.
예수 때문에 받은 구원인지
세상 때문에 받은 구원인지를...


교회는 선택해야 한다.
세상의 선택인 바라바를 바라볼 것인지
에수를 바라볼 것인지를...


나는 오늘 십자가 형을 받으신 예수를 선택한다.
얼떨결에 받은 구원을 가슴깊이 새기며
예수가 아닌 바라바를 바라보려는 마음에
못을 박으며 살아 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0. 04. 09. 목요일)
 


카페 정보

회원:
3
새 글:
0
등록일:
2016.12.07

로그인

오늘:
0
어제:
8
전체:
69,159

신입 회원 소식

게시글 랭킹

댓글 랭킹

현재 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