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을 가려는 이들에게(막14:32~42)


예수님이 기도를 하신다.
처음에는 이 잔을 못 마시겠으니 거두어달라고 하셨다가
그것은 내 뜻이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 달라고 하시며...


그리고 본인이 기도하고 있는 동안에
자고 있던 제자들에게 세번씩이나 가셔서
한 시간조차도 깨어있을 수 없었냐며 안타까워 하신다.


제자들이 깨어서 예수님과 함께 기도를 했다면
예수님이 위로를 받으셨을까?


제자들도 함께 기도를 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기도를 해야 했을까?


예수님이시니까 아버지의 뜻대로 해 달라며
막판에 뒤집기를 하실 수 있었지만
제자들도 과연 스승과 같은 기도를 할 수 있었을까?

 
우리 스승 앞길 막지 막아 달라는
그런 기도가 제자들의 기도가 아니었을까?
그것은 베드로가 한 번 했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며 혼난적이 있는데...


그런데 왜 예수님은 깨어 있어 기도하라고 하신 것일까?


예수님은 당당히 십자가의 길을 걸으시고
제자들은 부인하고 다 도망가버린 것이
정말 기도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였을까?


고통을 받고 십자가에 달릴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누누이 말씀하셨던 분이
이제와서 갑자기 마음이 변해 잔을 거두어 달라고 하시며,


제자들에게는 깨어서 함께 기도하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신 이유가 정말
육신의 약함으로 인해 갈등하는 예수님의 모습이란 말일까?


이분이 내가 알고 있는 예수님 맞을까?


나는 이 기도가 예수님 자신의 갈등의 기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갈등하시는 분이 아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예수님의 기도는
제자들에게 그리고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할 모든 성도들에게
기도의 목적을 가르쳐 주시는 기도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길을 못 갈테니까!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과 하나님의 뜻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부족하고 어리석은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도로 알게 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내 생각이 꺾어지는 과정을 맛 보는 것이
기도의 목적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서
예수님이 기도를 하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세번 씩이나 찾아가셔서
잔다고 뭐라하신 것이고...


하나님의 뜻을 알게되는 것은 모두 기도다
말씀묵상도 기도이고 찬양도 기도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기도가 되려면
꺽어져야 할 내 생각이 과정에 있어야 한다.


눈물을 흘리고 마음이 뜨겁다고
그것이 기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마음이 꺾어져서 하나님의 뜻에 합해질 때
기도가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반대로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은
어느 것도 기도가 아니다.
병이 낫고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 해도 마찬가지다.


결코 그런 상태로는 십자가를 질 수 없다.
십자가를 질 수 없다면 부활도 없다.


그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예수님이 그런 기도를 하신 것이 아닐까?


아제 나의 모든 믿음생활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과
내 생각을 부러뜨리는데로 가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기도를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기도만 한 것 같아서...


매일 죽는다는 바울 사도의 말이
오늘은 한결 더 마음에 다가온다.
(2020. 04. 08.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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