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줄 알면서도

2020.09.24 08:02

박상형 조회 수:22

그런 줄 알면서도(렘36:1~19)


설교와 성경공부는 다르지만 같은면이 상당히 많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도구가 된 다는 것과
말씀안에 있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완전 같다.


하나님이 이번에는 예레미야에게
당신의 말씀을 두루마리에 기록하고
백성들에게 읽어주라고 하신다.


혹시 백성들이 그 말씀을 듣고 악한 길에서 떠날지도
모른다는 하나님이 주신 희망을 품고
바룩은 예레미야가 불러주는 글을 받아 썼고
성전에서 그 기록된 말씀을 읽었다.


그러데 이런 생각이 든다.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을때
이젠 그만 좀 하시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바룩이 예레미야가 불러주는 글을 받아 적으면서
이렇게 해서 될 일일까?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바룩이 성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읽어주면서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지금 이들이 상대해야 할 사람들은
그동안 수도 없이 말을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말씀을 전하는 예레미야를 잡아 죽이려는 사람들이었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


하나님의 입에서 조차 혹시 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사람들이었으니
말 다한 것 아닌가?

(7)혹시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간구하며 각자 자기의 악한 길에서 떠날지 모른다.
이는 여호와께서 이 백성을 향해 선포하신 그분의 노여움과 분노가 컸기 때문이다.”


내가 전하는 말을 들으려고 생각지도 않고 들을 귀도 없는 사람들에게
전해야 무슨 낙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간 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숱하게 들었던 생각이어서 말이다.
물론 하나님앞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씀을 전하는 자의 기쁨이란
말씀을 전했을 때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을 뿐 아니라
그가 하나님앞으로 오는 것이 최고의 기쁨일텐데
그런 기쁨을 하나도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피해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전하라고 하시는 하나님,
그런 줄 알면서도 받아쓰고 전하는 예레미야와 바룩을 보면서
그것에 깊은 마음의 동의와 감동을 느끼며
그간 내 기쁨을 모두 반납하고 내 기쁨을 다시 수정한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는 기쁨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 들리는 것으로...


제대로 듣기 전에는 전하지 말자.
제대로 듣다 보면 전할 때가 있겠지
제대로 들을 말씀이 먼저고 그 말씀을 전해야 하니까!
지금까지는 제대로가 아니었던 것 같아서...


제대로 들었고 그래서 두려웠지만 그 뒤론 아무일도 없었던...
그리고 들은 말씀을 제대로 해석해내지 못하는
이스라엘 관료들의 찌질한 모습속에서
더 이상 내 모습을 보기는 싫어서 말이다.


오늘도 제대로 가고 내일도 그렇게 가고 싶어서...
(2020. 09. 24.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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