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의 뇌와 모세의 뇌

2021.04.23 07:13

박상형 조회 수:14

바로의 뇌와 모세의 뇌(8:25~32)

 

 

파리재앙을 경험한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서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가라고 한다.

 

(25)그러자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불러들여서 말하였다.

"이제 너희는 가되, 이 땅 안에서 너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라."

 

 

바로가 드디어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모세에게 제사를 드리러 가라고 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붙인다.

 

 

1. 이 땅 안에서

 

바로의 첫 번째 조건은 이 땅 안에서라는 장소의 한정이다.

 

 

이 땅 안에서 라는 말은 자신의 통제범위 안에서 라는 것이다.

예배를 드리는 것은 허가를 하겠지만 유사시에는 예배를 통제하겠다는

숨은 의미가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자 바로의 마음을 알아 챈 모세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26a)모세가 말하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우리가 주 우리의 하나님께

제사드리는 것을 부정하게 여기므로 이 땅 안에서는 제사를 드릴 수 없습니다.

 

 

그랬더니 바로가 두 번째 조건을 제시한다.

 

 

2. 너무 멀리는 가지 말고

 

바로의 두 번째 조건은 예배는 드리러 가되 너무 멀리는 가지 말라였다.

 

(28a)바로가 대답하였다. "그렇다면 나는 너희를 내보내서, 너희가 광야에서

주 너희의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하겠다. 그러나 너희는 너무 멀리는 나가지 말아라

 

 

바로가 첫 번째 조건을 철회하고 두 번째 조건을 제시한 너무 멀리 가지 말라는

내용도 역시 자신의 통제범위를 벗어나지 말라는 의미가 담긴 말이었다.

바로는 이스라엘이 자신의 통제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무척 싫었던 것 같다.

 

 

3. 졸아도 예배당 안에서...

 

교회를 벗어나지 마라.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성경공부는 위험하다.

다른 교회를 가지 말고 등록한 교회만을 섬겨야 한다.

담임목사 말만 듣고 순종하라.

졸아도 예배당 안에서 졸아라.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참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대형교회의 버스가 동네까지 들어왔다.

작은 동네의 개척교회를 다니며 동네사람들에게 전도하러 다니던 나에게

대형교회 버스의 등장은 교회에 대한 신뢰의 깨짐이었다.

동네 안까지 들어올 것 까지는...

여기도 교회가 있는데...

 

 

왜 나는 바로의 예배 허락 조건이 목사님들이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하신 말씀과 비슷한 맥락으로 들리는 것일까?

 

 

4. 모세는 왜 화를 내지 않았을까?

 

모세가 바로에게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약속을 받고는

파리떼를 물러가게 해 준다.

그러자 바로는 마음이 바뀌어 백성을 보내지 않는다.

 

(32)그러나 바로가 이 때에도 그의 마음을 완강하게 하여

그 백성을 보내지 아니하였더라

 

 

이 쯤 되면 모세가 화를 내며 원래 성격을 드러냈어야 한다.

하나님에게 가서는 이젠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으며

큰 거 한 방으로 끝내자고 하든지,

바로에게는 오늘 너를 안 죽이면 내 성을 갈 것이라며

화를 냈어야 정상인 것 같은데 모세가 뇌 없는 사람 같이

가만히 듣고만 있는다.

 

 

모세가 변했다.

잠간 변한 것 같다가 다시 돌아가는 그런 것 말고 진짜로...

 

 

하나님이 애굽을 심판하시는 목적에

모세의 인내를 시험하시는 항목도 겹쳐서 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에게 보여주는 능력이 모세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 당신의 것이라는 것을 모세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를,

 

 

모세는 다른 것은 몰라도 바로에게 내리는 기적이

자신이 아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고 그 일에 단지 내가 사용되는 것일 뿐이라는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이 참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이라는 것도...

 

 

바로에게는 순종의 뇌가 없고

모세에게는 교만의 뇌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날 믿음이건 기도이건 그것이 마치 내 것인 냥

설레발을 치며 떠들고 다니던 내 부끄러운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 나도 믿음은 하나님의 것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믿는다면 하나님이 어련히 알아서 하실 것도 믿는다.

나의 뇌도 하나님께 빼 드렸으면 좋겠다.

 

 

내가 할 일은 그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을 기뻐하며

그것을 먹는 것을 매일 즐거워하는 것이다.

 

 

오늘 말씀이 주신 맛은 평안함이다.

(2021. 04. 23. 금요일)


카페 정보

회원:
3
새 글:
0
등록일:
2016.12.07

로그인

오늘:
2
어제:
5
전체:
69,171

신입 회원 소식

게시글 랭킹

댓글 랭킹

현재 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