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저는 소방관입니다.
98년도에 화재를 진압하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비록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했지만
다리에 험한 화상 자국이 생겼고,
조금씩 절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가족이 다 함께 해수욕장에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다리도 불편해서 수영할 생각도 없고
모래사장에 누워있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지나가면서 제 다리에
기묘한 시선을 주는 게 아닙니까.
화상때문에 험한 피부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한참 고민하다가 모래로 다리를 덮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사람들의 수근거림때문에
즐거운 휴가를 망칠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영을 마치고 나온 딸이
부자연스럽게 다리를 모래로 덮은 저를 보고
표정이 변했습니다.
딸은 눈치가 매우 빠릅니다.
재빨리 제 다리위에 얹어져 있는 모래들을
손으로 떨궈내더군요.

"아빠 다리의 상처는
다른 사람을 구한 영광스런 표시에요.
남들이 오해하는 거 신경 쓰지 마세요..
전 이 다리가 자랑스럽거든요.
앞으로 절대 숨기지 마세요!"

- 무명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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