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빨리...

2017.12.21 08:04

박상형 조회 수:35

어서...빨리...(시70:1~5)


묵상을 시작하지 마자 눈에 띠는 단어가 있다.
아니 눈에 거슬린다는 말이 더 솔직하겠다.


"오 하나님이여, 어서 나를 구원하소서.
오 여호와여, 어서 빨리 나를 도우소서"(1)


그것은 어서... 빨리... 라는 말이다.


하나님이 자기에게 빚진 것도 아닌데
맡겨놓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마치 하나님을 보디가드로 채용한 것 처럼
어서.. 빨리 움직여 자신을 구해 달라니 말이다.


급해서 구해달라는 사람의 태도치고는
영 시답잖게 보인다.


그런데 다시 한번 어서빨리를 말하는 대목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의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가난하고 구차합니다.
오 하나님이여, 어서 내게 오소서.
주는 내 도움이시며 나를 건지시는 분이니
오 여호와여, 지체하지 마소서"(5)


다윗이 어서.. 빨리라는 말 앞에 그렇게 자신을
구해줘야만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가난하고 구차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단지 가난하고 불쌍하다는 것만으로
하나님의 움직이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말일까?
그럼 세상에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그건 아닌듯 싶다.


그럼 다윗이 말하는 가난하고 불쌍하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하나님때문에 가난하고 불쌍해 졌다는 말이다.
오로지 하나님만 의지 했는데 가난하고 불쌍해 졌으니,
하나님이 책임을 지고 구해 줘야 한다는 말하는 것이다.


다윗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형편이
나빠 졌을 때만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는데
다윗은 최고로 높아져 있을 때에도 하나님의 음성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밧세바에 대한 나단 선지자 얘기 말이다)


주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있다면
다윗처럼 어서... 빨리 라고 말해도 된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데도 다윗처럼 말한다면
하나님이 화내지 않으실까 걱정된다.
그렇지 않으면서, 그렇지 않은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다윗처럼 말하는 사람을 꽤 많이 봐서 말이다.


신앙에도 양심이 있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주제파악이라고 한다.


믿음은 나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고
그런 나를 구원해 주신분께 감사하며
과거의 그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나는 나를 안다.
그래서 다윗처럼 저렇게 하나님을 부를 수 없다.
다윗처럼 저렇게 맡겨놓은 사람처럼 하나님만
의지하며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윗과 달리 나는 조금 높아졌을 때에
하나님을 소홀히 하며 살았다.
또 남들보다 더 조금 더 많은 하나님의 일을 했다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믿음은 지금부터이다.
내 믿음의 연륜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지금부터
무엇이 보여지지 않아도, 무엇이 채워지지 않아도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하고 그 사랑을 간직할 수 있는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가는 지금 말이다. 


주님!
내 삶이 앞으로 몇 년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 믿음이 "아하, 아하!" 하는
조롱은 받지 않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2017.12.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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