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복음교회 아슈라프 슈그 목사 “무슬림형제단 집권은 막아야”


“지금 진행되는 반정부 시위는 이집트 기독교가 수십년 전부터 기도한 일입니다.”

이집트 카이로 마디의 복음교회(Evangelical Church)에서 7일(현지시간) 만난 아슈라프 슈그(40·사진) 목사는 입을 열었다. 슈그 목사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은 지금도 너무 늦었습니다. 그의 권력은 신과 같았습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집트에는 의외로 기독교인이 많다. 콥트 교회와 가톨릭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1000만명은 된다는 게 슈그 목사의 견해다. 이집트 인구가 8000여만명이므로 8명 중 1명이 기독교인인 셈이다.

이집트 기독교인은 무바라크 통치 하에서 사실상 박해를 받아 왔다.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 때도 있었던 일이지만 무바라크도 똑같이 기독교를 차별했다고 슈그 목사는 말했다.

“우리 교회 이야기를 해볼까요. 앞서 계셨던 목사들이 55년 전 이곳에 땅을 사서 교회를 지으려 했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4년 11월 나무로 가건물을 짓고 첫 예배를 드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과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이닥쳐 다 부쉈습니다.”

복음교회는 불과 석 달 전까지도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 자체 발전기를 돌려 예배를 드렸었다. 이슬람 모스크는 교회와 달리 짓는 데도 정부 허가가 필요없다.

종교적 이유로 기독교인의 목숨을 앗아간 죄인들은 처벌도 관대했다. “이집트는 살인죄의 경우 대부분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인을 살해한 사람들 가운데 사형에 처해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슈그 목사는 따라서 무바라크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하고 기독교계를 포함한 사회 모든 세력이 참여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음교회 등록 신자 85명 대부분은 카이로 시내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 거의 매일 참석하고 있다. 그는 무바라크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사람만 아니라면 현재 거론되는 인물 중 누가 정권을 잡아도 상관없다고 했다. 다만 무슬림형제단의 집권에는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슈그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 목사 7명은 지난 5일 성명 하나를 발표했다. 만약 무슬림형제단이 정권을 차지하면 군이 나서서 막아달라는 것이었다. 무슬림형제단은 현재 정부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야권 세력 가운데 하나다. 이집트 기독교는 특정 종교의 교리에 따라 국가가 운영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무슬림형제단이 집권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들은 반정부 시위를 처음 시작한 주체가 아닙니다. 이슬람 교인이라고 다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청년들이 깨어 있어 그들이 집권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또 믿음으로 바라보건대, 하나님께서 이집트가 이란처럼 종교 국가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카이로=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4618388&cp=nv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