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 관

 

어느 날, 택시를 탔습니다. 폐차 직전의 고물 택시였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언제 기어를 바꾸었는지 전혀 낌새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직진 주행인지 커브길인지 큰 구별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기사님을 칭찬해 드렸지요. “아! 기사님 최고입니다. 제가 타 본 차 중에 제일 고물인데, 운전 솜씨는 최고입니다. 기어 바꾸는 게 전혀 느끼지지가 않습니다.”

그랬더니 기사 분 말씀, “저는 자가용 기사 출신입니다. 영감님들 차 운전하면서 덜컹거리면, 당장 쫓겨나지요. 그냥 두나요? 그래서 습관이 되어, 덜컹거리게 운전하는 그런 거 못합니다.”

 

아!! 그 기사 분의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을 모시고 사는 나는, 온갖 잡생각들로 하나님의 성전된 몸을 함부로 관리하는 엉터리 기사가 아닌가?  

 

습관이 안 되어 컨닝은 전혀 할 수 없는 기독교인 학생들, 습관이 안 되어 탈세는 죽어도 못하는 기독교인 실업인들, 습관 때문에 폭리를 취하는 건 생각도 못하는 기독교인 상인들, 습관 때문에 신호와 차선을 준수하면서도 얌체 새치기들을 끼워주고도 담담한 기독교인 운전자들… 이런 사회는 우리 <해와달> 가족들이 앞장서서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    

 

           - <김태원, 창원기능대학 교수, 인터넷 갈릴리마을 글방 가족(닛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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