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독일 동네는 5월이 되면 벚꽃이 만발한다. 흩날리던 꽃잎들이 바닥에 쌓여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어 낸다. 이 꽃길을 걸으며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하곤 한다. 이때 앞으로 저 하늘나라 천국 황금 길을 기대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리 크리스천에게 천국과 영생의 소망이 없다면 얼마나 허무할까를 생각한다.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 목적대로 사는 것이 인생의 정답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우리의 삶을 올려 드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다. 그래서 잘했다 칭찬 받고 천국으로 초대될 때 우린 성공인생이 된다. 세상 부귀영화는 여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간호사로 독일에 와서 동생들을 위해 부서져라 일했고 주님을 만난 뒤에는 주님이 시키시는 일을 완수하느라 정신없이 뛰었다. 목사가 된 뒤에는 교회를 개척했고 신학교를 세웠으며 아프리카 가나와 인도, 우크라이나 등에 교회와 신학교를 세우고 마라톤 선수처럼 달려왔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고 시련도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은 항상 나를 지켜주셨다.

바람 불면 쓰러질 것 같은 연약한 몸이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는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러나 내가 분명히 확신하는 것은 나의 의지나 생각이 아닌 성령이 시키시는 일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이다.

지나놓고 보니 하나님께서 내 사역을 위해 꼭 알맞은 배필을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남편은 3명의 아들과 1명의 양녀를 가정주부처럼 정성껏 돌보아 키웠다. 모두들 잘 자라 제몫을 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다. 둘째는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역도 많지만 요즘 내가 더 뜨겁게 기도하는 것은 아프리카 가나에 교회와 치유센터, 고아원을 세우는 것이다. 앞에서도 잠깐 소개했지만 우리 신학교 강사이며 가나 선교사인 찰스 돈코 박사에게 교회 설립할 땅을 사도록 도움을 주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돈코 박사가 이 외에도 기증받은 땅이 있는데 알고 보니 이곳이 아프리카인들을 잡았다가 노예로 팔던 장소였다. 우리는 이곳을 ‘애통의 땅’이라 이름 지었다. 그리고 가나인에게 회개하는 마음으로 교회 등 건립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것도 주님이 명한 것이니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요즘 나는 한국에 나와 몇 달간을 지내고 있다. 한국 성도들이 얼마나 좋은 환경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는지 참 부럽다. 그런데 정작 한국교회 성도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몇 걸음만 가도 교회가 나오고, TV를 켜도 기독교 프로그램이 나오고, 라디오를 켜도 찬양이 나오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여기에 국민일보가 생생한 신앙정보와 유익한 메시지를 매일 전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더구나 많은 목사님들의 은혜로운 설교를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들을 수 있는 것도 큰 복이라는 것을 모두 알아야 한다.

신앙은 머리만 커져선 결코 안 된다. 그 믿음이 머리에서 녹아 가슴으로 내려와야 하며 손과 발로 실천돼야 한다. 세상 속으로 거침없이 걸어 들어가야 한다. 빛이 그 역할을 하려면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소금이 짜지려면 녹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크리스천들이 빛과 소금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빛에서만 활동하려 하고 또 녹지도 않으려고 한다.

난 아직도 가슴이 뜨겁다. 어디서 선교 이야기만 나와도 내가 나서야 되는지 기도하며 귀를 쫑긋 세운다. 하나님께서 불타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님과 항상 동행할 수 있도록 기도의 끈을 늦추지 않으려 노력한다.

부족한 독일교포 사역자의 이야기를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주님은 살아 계시고 지금 이 시간, 우리와 함께하신다. 여러분들의 신앙이 빌립보서 4장 13절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으로 무장되길 간절히 축원한다. 아멘.

정리=김무정 기자 kmj@kmib.co.kr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 김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