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속에 부활이 담겨 있고, 부활 속에 십자가가 담겨 있다. 십자가와 부활은 분리될 수 없다. 부활의 계절에 부활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부활 속에 담긴 십자가에 대한 감사를 드려야 한다. 부활의 감격 때문에 십자가를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선택하셔서 우리를 구원하셨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사랑을 확증하셨다(롬 5:8). 우리는 언제나 뿌리를 기억하고, 원천을 기억해야 한다. 부활은 십자가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활의 열매는 십자가의 원천에서 흘러나온 보혈의 생수의 결과이다.


부활의 영광은 십자가의 고통에서 시작되었다. 부활의 열매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고난의 씨앗을 심은 결과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 십자가 없이는 영광의 면류관도 없다. 우리는 십자가의 길에서 부활을 만난다. 십자가는 고난이다. 역경이다. 십자가는 상처요, 아픔이다. 십자가는 내려감이다. 반면에 부활은 올라감이다. 부활은 영광이다. 우리는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하나님의 질서를 배워야 한다. 하나님의 절차를 배워야 한다. 하나님의 지혜와 하나님의 능력을 배워야 한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인생은 고통과 즐거움이 함께한다는 지혜를 배운다. 십자가는 고통이다. 반면에 부활은 즐거움이다. 인생은 어려운 일과 좋은 일을 꼬아놓은 새끼줄과 같다. 인생의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한다. 인간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갈고 닦이고 연마된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는 나쁜 일이고,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좋은 일일 때도 있다. 누가 십자가를 보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겠는가. 그렇지만 십자가가 있었기에 부활이 있고, 십자가의 상흔이 예수님께는 영광이 된 것을 보게 된다. 인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나쁜 일도, 철저하게 좋은 일도 없다. 두 가지가 함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쁜 일처럼 느껴지는 일을 만날 때도 침착해야 한다. 또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만날 때도 너무 들뜨지 않아야 한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기다림의 지혜를 배운다. 십자가의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 어두운 터널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기다리면 고통은 언젠가 끝난다. 터널을 통과한 후에는 빛을 만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기다림이다. 부활은 십자가후에 사흘이 지났을 때 임했다. 부활의 날을 앞당길 수는 없다. 하나님의 정하신 부활의 때는 십자가 후 사흘이 지난 때였다. 봄을 앞당길 수는 없다. 겨울이 춥다고, 봄이 빨리 오기 원한다고 해서 봄을 앞당길 수는 없다. 기다리면, 때가 차면 봄은 오게 되어 있다. 될 일은 기다리면 되게 되어 있다. 안 될 일은 안 되게 되어 있다. 안 되는 일을 억지로 되게 하려고 할 때 무리하게 된다. 사심이 들어가고 조급하게 된다. 가장 지혜로운 길은 흐름을 잘 타는 것이다.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려야 한다.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우리는 저장의 지혜를 배운다. 예수님은 부활의 열매를 맺기 위해 십자가에서 힘을 저장하셨다. 봄꽃을 피우기 위해 식물은 겨울 동안 힘을 비축한다. 자연은 여름에 힘을 저장한다. 인간에게는 참을 수 없는 불볕더위라 할지라도 자연은 그 더위를 이겨내고 대지에 깊은 뿌리를 내린다. 그 더위 속에서도 에너지를 흡수하며 열매를 맺는 힘을 저장한다. 그 힘으로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저장의 힘을 댐에서 배운다. 댐은 물을 오랫동안 저장한 다음에 전기를 만들어낸다. 소양 댐을 만들 때 3년 이상 물을 저장하고 방수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십자가를 통과하는 것 같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은 십자가 속에 부활이 담겨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치 겨울이 봄을 품고 있는 것과 같다. 십자가는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반드시 부활은 찾아온다.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누리는 사람은 부활 속에 십자가가 담겨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활의 영광 속에는 십자가의 고난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므로 겸허해야 한다. 감사해야 한다.


하나님의 손이 닿으면 험한 십자가가 영광의 십자가로 바뀐다. 상처 입은 십자가가 치유의 십자가로 바뀐다. 하나님의 손이 닿으면 멸시받은 십자가에서 부활의 영광이 드러난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셨다(눅 23:46). 우리 함께 우리 생애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도록 하자. 십자가 속에 부활을 담아 두신 하나님께, 그리고 부활 속에 십자가를 담아 두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LA 새생명비전교회 담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