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1 16:21]  


“통곡과 함성으로 공간이 울리고, 성령님으로 마음이 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내 심장이 울린다”(전현오) “이제 깨어나 믿음의 1%가 되기 위해 예수님께 내 삶을 바치자”(서주원) “하나님께 회개하며 소망으로 가득차 벅차오르는 뜨거운 가슴들! 청년들이 오늘밤 잠을 이룰 수 있을까?”(김경화)

10일 오후 7시 30분부터 11시까지 서울 행당동 무학교회(김창근 목사)에서 진행된 Wake Up 집회. 기독 청년들은 이날 밤, 잠도 잊은 채 자신이 경험한 감격들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고 퍼날랐다. 도대체 이날 청년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집회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들에게 현실은 절망이었다. 자신과 한국 교회와 사회 어디를 봐도 위기가 아닌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감사와 찬양은커녕 회의와 비난을 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이들의 마음을 꿰뚫어본 것일까.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에스라 3장 10~13절 본문의 ‘통곡과 함성’ 제목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젊은이들이나 한국 교회가 걸린 무서운 병은 패배의식이다. 현실만 바라본 채 습관적으로 ‘안된다’고 주저앉아 비난만 한다. 찬양은 환경이 아닌 결단의 문제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의 진짜 위기는 도덕적 타락이나 수적 감소, 안티기독교의 공격이 아니라 회개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은 나 자신과 한국 교회를 위해 통곡하고 절망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목사는 “저와 웃어른 세대가 한국 교회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며 “내가 이 자리에 서는 게 부끄럽다. 내가 무슨 염치로 서겠느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회개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제목은 하나였다. “우리를 살려주옵소서.” 참석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던지 일어서거나 두 팔을 들고 발을 굴렀다. 가슴을 치거나 눈물 흘리는 청년들, 무릎을 꿇거나 엎드려서 통곡하는 이들도 많았다.



권영석(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 목사는 “선배로서 여러분 청년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정철(남서울은혜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도 “지금 이 땅이 어두운 이유는 우리 목회자들 때문이다. 이 땅의 죄를 위해 중보하라고 했는데 우리가 죄의 중심이 되었다”며 무릎을 꿇었다. 참석자들도 따라서 무릎을 꿇은 채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을 다시 한번 살려달라고 눈물로 간구했다.

회개 기도가 길어지면서 애초 10까지 예정됐던 Wake Up은 1시간을 넘겨서야 끝났다. 하지만 무학교회 본당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참석자들 중 중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축도가 끝나고서도 귀가를 잊은 채 자리에 남아 기도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7년 전 영국 유학을 갔다가 한 달 전에 귀국했다는 양순석(코스타코리아 총무·41) 목사는 “영국에서 한국 교회를 보며 절망적인 마음으로 귀국했는데 Wake Up을 통해 소망을 발견했다”고 말했고, 이상갑(무학교회 청년부 담당) 목사는 “청년들을 깨우려다 오히려 목사인 내가 일깨워졌다”며 감격해했다.

기독 청년들의 회개와 부흥집회인 Wake Up은 특정 교회나 단체가 아닌 지역교회와 부흥한국 등 선교단체가 공동 주최한다는 게 특징이다. 무학교회를 시작으로 상명대(3. 15) 남서울은혜교회(3. 17) 성복교회(3. 19), 구의교회(3. 25), 선한목자교회(4. 21), 국민대(4. 26), 고려대(5. 3), 이화여대(5. 17), 경원대(5. 24) 등에서 계속된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