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인은 참 야속도 하다

한 가족처럼 지냈는데

"주가 쓰시겠다" 한 마디에

나를 내어주다니.

벌써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는 나를 보내고 얼마나 우실까...

 

내 등에 타신 이 사람은 누구일까?

왕이라면 화려한 마차를 탓을텐데

왜 어리고 힘없는 나를 탄 걸까?

아 , 힘들다.

사람들은 왜 저렇게 환호하지?  

이 사람이 다윗왕의 후손이라며

마치 이 나라의 왕으로 추대할 분위기네.

 

그런데 왠지 이 사람은 기쁘지 않은 것 같다

자랑스러워하지도 않는 것 같다

좀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하다.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이 사람을 내려주고 빨리 엄마에게로 돌아가야해

 

어? 그런데, 내등을 타고 오는 이 느낌은 뭐지?

점점 내 몸이 따뜻해져 온다.

점점 내 마음이 깊어진다.

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하지

어쩌면 이 분은

우리 나귀들도 기다려오던

메시야, 그 분이 아닐까?

그렇다면 좀 더 힘을 내자.

좀더 편안하시도록, 좀더 든든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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