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틀전 혼자 준비하던 어머니
씻다 놓친 사기그릇 깨지며 손을 베셨다
오른쪽 새끼 손가락 밑으로 깊이 패였는데,
꼭눌러 붕대만 감고선 아들이 전화해도 시침 뚝...
 
지 볼 일 다보고 밤늦게 돌아온 아들,
"어머니, 손은 왜?"
"그냥 좀 베었는데 피가 나서..."
"어이구, 이것 좀 봐...전화 하시지, 왜??"
붕대 두께로 보니 심상치 않다.
 
복장 터지는 아들
많이 아파도 조금 아프다고 하신다.
늘 그러셨지
자꾸자꾸 물어봐야 된다.
한마디 한마디 대답따라 내 마음도 아프다.
 
설 전이라 병원도 놀텐데...
아침에 부리나케 응급실로 모셔갔다.
"조금 베었으니 병원 안가도 되는데..."
하면서도 어느새 나갈 채비 다 하셨다.
 
시장처럼 붐비는 응급실
참 신통한 간호원이 순서따라 잘한다.
어머니 붕대 가위로 열면서
"할머니, 왜 이제 오셨어요?..덧나면 어쩔려구?"
 
여섯바늘 꿰맸다.
많이 아팠겠다. 그런데도 쪼금 아프다고?
전화하면 딴 일 접고 집에 달려왔을 텐데.
내일이 설인데...눈물이 찔끔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