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순장(신11:13~21)


나는 배부르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배고픔이 정말 싫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내 육체의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당한 때에 내리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고

내 열매가 풍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로 내 마음이었습니다.(14)


또 하나님의 형벌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죄를 짓는 것이 멈추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죄를 지을 때마다 나 이러다 혼나지

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했습니다.


내 죄로 인해

하늘 문을 닫고 비를 멈추게까지 하실 줄은 몰랐지만

내가 멸망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내 생각이었습니다.(17)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하나님의 말씀과 내 생각의 코드가 잘 맞았습니다.


비록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잘못하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고 스스로 만족하며

믿음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내 뜻으로 받아들이며

내 손목과 미간에 붙여 기호와 표를 삼는 것을

요구하시니 말입니다.


집에 앉아 있을 때, 길을 갈 때, 누워 있을 때,

그리고 일어날 때까지 말씀을 읽고

말씀이 나와 그런 밀접한 관계가 되는 것이

너무나 큰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복을 받기 위해서 예수를 믿었다고 하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느냐고 생각했습니다.


내 몸에 붙이는 것은 그래도 나만 볼 수 있으니까

참을 수 있었지만

내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까지 기록해서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보게 하는 것은

나에 대한 못할 짓이라고 생각되었고

분노와 반발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살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고

왜 그래야 하느냐고 따지며 대드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 믿음이었고 내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육신을 주장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서

그 잘난 힘을 사용하지 않고

내 생각만큼 되지 않기에

조금씩 남에게 생각을 나누어 주었더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사람들의 눈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읽게 되었습니다.


믿음이란

내 힘이 빠지고 하나님이 들어오게 하시는 것이며

하나님의 생각을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될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이 되고

부담이 아닌 당연히 할 일로 여기며

기쁨으로 행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땅을 덮는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날이 올 때까지 내 마음 변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일을 당연한 내 일로 하며 살아가는

예수님이 가장 원하시고 기뻐하셨던 그 일,

예수님의 제자를 세우고

그들과 주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순장이 되고 싶습니다.

(2011.03.3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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