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동여의도모임 카페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희 모임은 ①생활화된 전도, ②적용중심의 성경공부, ③재생산하는 지도자양성, ④직장복음화로 세계복음화를 슬로건으로 하는 말씀중심의 초교파적인 제자화운동모임입니다. 이 소중한 만남의 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한 가지 일에 빠져 있다보면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평양과기대 일을 그만두고 나니, 비로소 북한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북한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청이 오기 시작했다.
평양과기대가 아니라 북한과 통일문제 그리고 중국과 2스라엘, 하나님 나라와의 상관관계를 아우르는 큰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것이다.

정말 이번 국경절 휴식기간은 가족들과 보내려고 결심하고 약속했는데... 또 못 지키고 말았다.
동시에 4-5군데에서 동일한 주제로 강의 요청이 오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마치 그 이야기를 한국 교회에

그리고 성도들에게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처럼 느껴졌다. 어느날 새벽에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아내가 동일한 마음을

받았는지 다녀오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아내에게는 힘든 결정이었다.

북한, 통일,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나누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는 길에 중국의 시니어 사역자들의 모임이 있어서 동남아의

한 도시를 거쳐갔다. 메일을 통해 뜻밖에 모르는 분을 통해 강의 초청이 왔던 것이다. 평양과기대에 몰두하느라 다른 곳

에는 정신둘 여력이 없어서 잊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오랜만에 참가하는 중국 사역자 모임에서 많은 전략과 영적

통찰력들을 서로 나누고 협의하는 좋은 자리였다.

회의가 끝나고 떠나기 전날 주최측에서 그동안 수고한 사역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마련한 관광(?)코스가 있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다. 어차피 비행 스케쥴 중간에 비어있는 시간에 사역자들과의 교제를 위해서도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했다. 어느 호숫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배를 타고 섬을 향해 출발했는데,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우비를 하나씩 걸쳐입고 순서대로 대기하고 있는 말에 올라 탔다. 말을 끌고 우리를 안내하는 원주민

마부들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이 그냥 무작위로 배정이 되었다. 그 말을 타고 화산섬 정상까지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그곳에 올라가면 마치 백두산 천지같은 호수가 또 있어서 호수 안의 호수를 보는 절경이 펼쳐진다고 했다.

나를 안내하는 마부는 어린 소년이었는데, 가면서 나이를 물어보니 16세라고 했다. 못먹어서 키가 안 자란 북한의 청소년

들이 생각났다. 데이즐라라고 하는 이름의 그 소년은 한국말과 영어를 곧잘 구사했다.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좁은 산길을 말고삐를 들고 내 옆에서 뛰다시피 따라붙는 그 아이의 입에서 수시로 나오는 말이었다.

말을 처음 타는 내가 무서워할까봐 확인하는 것 같았다. 옆에서 진흙길을 얇은 슬리퍼를 신고 헉헉대며 뛰어오는

그 아이를 내려다보며 나는 어쩔줄 몰라 안절부절했다. 갑자기 벌어진 이 상황이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너 예수님 아니?” “네” “교회 다니니?” “아니요.” “왜?” “돈 없어요.” “돈 벌려고?” “네.” “학교는 안다니니?” “안 다녀요.”

“왜?” “돈 없어요.” “…….”
난 답답했다. 이 아이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수 이야기를 몇 마디 꺼냈지만, 아이는 피식피식 웃으며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 섬마을 사람은 모두 오직 관광객을 상대로 마부가 되어 평생 그 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빈민이었다. 놀랍게도 마부 중에는 노인과 임산부까지 섞여 있었다. 어쩌면 이 아이의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아저씨 나 힘들어요.” 옆에서 뛰는 그 아이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내 가슴이 무너졌다. “데이즐라, 우리 말을 같이 타자.”

“안돼요. 말이 힘들어요. 프린스 얘는 내 친구예요.” 정말 말도 헉헉대며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좁은 산길은 비에 젖어 온통

진흙 투성이었다. 그 산 길을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 말을 타고 오르며 감탄사를 내뿜고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산 정상에 올라보니, 신기하게 천지같은 호수가 그 위에 있었고, 그 안에 또 작은 섬이 있었다. 호수 안의 섬, 섬위의 호수,

그 호수 안의 또 섬……. 마치 이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헤어나지 못하는 윤회와 같은 운명처럼 느껴졌다. 동료들과 사진

몇장을 찍다가 보니, 마부들은 땀을 식히며 여기저기 흩어져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나를 안내한 소년 데이즐라도

담배를 피고 있었다. 다가가서 그 아이와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내려오는데, 화산섬의 여기 저기서 유황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아저씨 괜찮아요?” 데이즐라가 수시로 묻는다. “안 괜찮다.

난 네가 예수님을 몰라서 너무 속상하다.” 내가 정색을 하고 대답하니, 그 아이도 조금 놀란다. 나는 작정하고 그 아이에게 복음

을 전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내게 관광은 안중에 없었다. 이 아이가 이 섬을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예수를 알고 복음의

능력을 깨닫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고, 나도 너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없이는 영원한

죽음으로 가야하는 존재임을, 예수님이 바로 너 데이즐라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땅에 오셨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으며 다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것을 믿겠느냐고 물었다. 헉헉대며 달리는 그 아이의 눈망울에 고민이 서렸다. 내가 다시 물었다.

데이즐라 네가 살 수 있는 길은 그것 뿐이다. 네 안에 예수님이 찾아오면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너는 이 섬을 벗어날 수도 있고,

다시 학교도 다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분이 또 약속하신대로 성령님을 네 마음에 보내주셔서 너를 인도하시고 도와주실

것이다. 그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여라. 데이즐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아주 심각해졌다. 나는 내려오는 산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복음을 전했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과 성령님과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과 천국에 대하여…….

데이즐라, 아저씨와 약속하자. 너 꼭 예수님 믿고 이 섬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데이즐라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자신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산 아래 도착했다. 그 아이를 어떻게 한번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는데, 순서에 밀려서 그냥 우린 헤어졌고,

데이즐라는 멀찌감치서 슬픈 눈초리로 내 눈을 몇번 처다보더니 그렇게 총총 사라졌다. 그리고 여행 내내 그 아이의 눈망울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날 밤, 난 깨달았다. 결국 그것이 지난 날 내 모습이요 한계였다. 진흙길을 숨이 차서 달리는 그 아이를 말 위에서 내려다보며

복음을 말로 전하는 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주께서 보게하셨다. 최소한 산에서 내려올 때는 내가 말을 끌고 데이즐라를 말에

앉히고 내려와야만 했었다. 그런데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 구두에 진흙이 묻어 엉망이 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니 너무 속상해서 침대에서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

평양과기대를 내려놓은 후, 내가 회복된 부분은 처음 믿어 중국으로 나를 부르실 때 하나님이 주셨던 복음전도자로서의 부르심

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가는 곳마다 복음 이외의 다른 메시지를 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집회 중에는 반드시

복음 초청을 하여 예수님을 영접토록 한다. 청년집회는 물론 성인 집회에서도 복음 메시지가 정확히 떨어지고 영접 초청을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일어선다. 훈련된 선교회 모임이나 성가대의 오래된 집사 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그들은

복음을 필요로 한 채 교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도 옆사람에게, 스튜디어스에게 쉬지않고 복음을 전했다.

내 수첩에는 그날 그날 복음을 듣고 영접한 사람들의 이름들이 기록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내 마음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물론 축복이었다.

그런데 이제 주님께서 다시한번 내게 도전하는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네가 지금 어디에 앉아 있느냐? 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네가 말 안장 위에 앉아서 내려다보며 전하는 그 복음이 얼마나 힘이 있느냐? 그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그 영혼의 고독한 섬에서 데이즐라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또 그가 사랑하는 친구 프린스를 끌고 다니면서

누군가를 말 안장에 앉히고 그 힘든 산길을 오르고 있을 것이다. 담배한갑 값도 안되는 그 푼돈을 벌기 위하여... “나 힘들어요.”

라고 말하던 그 아이의 얼굴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아이의 심령에 그날 떨어진 복음이 잊혀지지 않고 자라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내가 만일 그날 말에서 내려와서 데이즐러를 말에 태우고 복음을 전할 수만 있었다면, 분명히 한 영혼을 구했을

것이다. 아버지,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제 모습이 바로 이렇습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그 고민이 또 다시 시작되었다.
그것은 내가 중국으로 오기 전에 했던 바로 같은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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