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걸어가 주면 돼요

저는 13살 딸과 10살 아들을 키우며
인천 부평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아들과 짧은 대화를 하였지만
너무나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아
몇 자를 적고자 합니다.

먼저는 아들이 2학년 1학기 때 반장으로 임명되어
지금 3학년 하반기까지
내리 4번이나 반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하도 기특하여
어떻게 이렇게 4번씩이나 할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제 아들의 대답을 한 번 들어 보세요.

"반 아이들과 친구가 되면 반장이 될 수 있는데
친구 되는 방법은

1.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2. 친구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이야기가 끝나면
3. 어깨동무를 해서 등을 두드려 주고
4. 같이 걸어가 주면 돼요." 라는 것입니다.

10살짜리가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가장 기본이 되고,
리더십이 될 수 있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또 하나는 4번째 반장이 되기까지
한 번도 무슨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지 않아
미안해서 피자를 사 주었는데
피자를 다 먹고 난 다음에 제 손을 잡고,

"엄마! 바쁜데 시간 내 주셔서 고마워요.
저를 위해 이 소중한 시간을 내 주셔서
저는 1년 동안 이 시간을 기억하면서 지내겠어요..."

저는 바빠서 무심코 듣고는 가게로 돌아와
일을 하다가 아들이 한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는데
'참, 내가 사는 의미가 언제나 감사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에게 이런 아들이 있다는 것이 어찌나 행복한지...'
그 때부터 힘이 들 때마다 저는 아들의
이 두 사건(?)으로 든든하기만 합니다.

- 오현주 (케이크 하우스 '준') -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슨 큰 발명이나 위대한 일을 해서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말 한마디에 얼마든지 희노애락이
표현된다고 할 때 과연 나는 어떤 말들을 하며
사는지...

오늘은 한 번, 자기 점검을 해 보십시오.

- 이래서 우리는 인생을 살 맛 난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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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진]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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