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에게 한 그대로

2021.09.06 08:14

박상형 조회 수:10

네가 나에게 한 그대로(삿15:1~13)

 

 

삼손이 태어난지 얼마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서야 삼손에게서 살짝 사사향기가 난다.

 

 

1. 장인의 제안

 

아내 때문에 깡패들과 내기에서 지고 열받아 

결혼 잔치를 파토낸 삼손이 시간이 조금 흐른뒤에

다시 처갓집으로 돌아와서 아내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장인이 저지를 하며 대신 솔깃한 제안을 한다.

 

(2)그녀의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나는 자네가 내 딸을 아주 미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네. 

그래서 내가 그 애를 자네 친구에게 줘 버렸다네. 

그 애의 여동생이 그 애보다 더 예쁘지 않은가? 

제발 그 애 대신 동생을 데려가게나.”

 

 

그러나 삼손은 더 이쁘고 젊은 딸을 주겠다는 

장인의 유혹을 물리치고 드디어 사사의 본색을 드러낸다.

 

(3)삼손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블레셋 사람에게 해를 끼쳐도 이번에는 나를 탓할 것이 없을 것이오.”

 

 

잘못한 것은 장인이고 남의 아내가 된 그의 전처인데 

그 모든 것을 블레셋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블레셋의 밭을 태워버리며 블레셋과 전쟁을 벌인다.

 

 

2. 세상의 방법

 

세상이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있다.

그 말은 네가 나에게 한 그대로 라는 말이다.

 

 

삼손이 블레셋의 밭을 초토화 시키자

삼손을 잡으러 온 블레셋이 유다를 치러 와서는

삼손을 내놓으라고 말한다.

 

(10b)삼손을 잡으러 왔소. 삼손이 우리에게 한 대로, 

우리도 그에게 갚아 주겠소." 

 

 

블레셋은 이미 삼손이 자신들의 밭에 피해를 보게 한 댓가로

삼손의 장인과 딸을 불에 태워 죽였고

삼손에게도 우리에게 한 그대로 갚아줄 것이라고 한다.

 

 

세상의 방법은 우리에게 한 대로이다

아니 요즘 세상은 우리에게 한 '그대로보다 더' 인 것 같다.

정치인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났고

언론은 마이크와 카메라를 메고는  

'누군가가 잘못 말하기만 해봐라' 라면서 

벼르며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세상은 온통 화가 난 사람들 뿐인 것 같다.

공개적으로 화를 낸 사람을 사이다라고 칭찬 하기도 하니 말이다.

 

 

3. 삼손에게서 다시 사람의 냄새가 난다.

 

사사의 향기를 잠시 풍기는가 싶더니 삼손이 다시 사람냄새를 풍긴다.

하긴 뭐 유다 사람들 모두가 그러는데 삼손이라고 다르겠어!

교회가 사람냄새를 풍기는 데 그 안에 있는 교인이라고 다르겠어!

 

 

블레셋을 섬기는 것을 유다가 당연시하고 있다.

 

(11a)그러자 유다 사람 3,000명이 에담의 바위 동굴로 내려가서 

삼손에게 말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을 모르느냐? 

 

 

삼손을 잡으러 유다사람 3000명이나 나섰지만

블레셋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명도 나서지 않는 유다의 모습속에서

왜 우리 교회의 모습들이 떠오르는 것일까?

 

 

어쨋든 유다의 물음에 삼손의 대답도 블레셋과 동일하다.

 

(11b) 그러자 삼손이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내게 한 그대로 그렇게 내가 그들에게 했습니다.”

 

 

그들이 나에게 한 대로...

 

분명히 말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한대로라는 이 말을 

사사인 삼손이 말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세상의 말이다. 

 

 

4. 나의 전쟁

 

전쟁이 벌어졌다.

세상의 법칙을 철석같이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 무시를 당했다.

다시는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2주가 지났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더 커져만 갔다.

 

 

그러다 블레셋과 내기한 삼손을 만났다.

세상은 결코 자신의 방법을 포기하지 않으며

결코 지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타락과 사사의 경계에 있는 삼손이 내 모습임을 알게 되었다.

 

 

주일 아침 일찍 그와 조용히 만나 먼저 사과를 했다.

사과를 받아도 시원찮을 판이었지만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 잘못했다고 했다.

 

 

대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경계에서 섞여있던 고약한 냄새가 아닌

다른 좋은 냄새를 맡았다.

 

 

그가 내게 한 그대로 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에 났던

그 냄새가 아니었다.

(2021. 09. 06.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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