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상궂은 천사(마28:1~10)


아마 눈 속임수겠지만

일전에 어느 마술사가 길거리에서

공중부양을 해보였는데

그것을 본 사람들이 놀라서 다 뒤로

물러서며 도망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기하고 즐거운 일인데도

다가오지 않고 뒤로 물러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놀라운 일을 당하면

즐거워하기보다는 먼저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천사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때가 어스름한 새벽 즈음이고

장소는 무덤입구인지라 놀랄 만도 하지만

놀라자빠져서 산송장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것도 로마군인들이...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 역시 놀랐지만

천사의 말을 들을 정신이 있었던 것을 보면

똑 같은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였다는 것인데,

왜 그렇게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차 운전을 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거의 반사적으로

조수석쪽으로 내 오른손이 나갑니다.


옆 사람은 내가 브레이크를 밟는 줄

모르기 때문에 놀라움에 대처하는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하여 취하는

나의 배려 행위입니다.


알고 당하는 사람과

모르고 당하는 사람의 차이는 큽니다.


아마 종말에 예수님이 천사들과 함께

세상에 오실 때에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모르고 있는 사람(안 믿은 사람)은

로마 군인들처럼 놀라자빠질 테지만

이미 예상하고 있던 믿는 사람들은

놀라긴 하겠지만 곧 하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겠지요.


또 한 가지 형상이 번개 같고

눈같이 흰 옷을 입고 있는

천사들의 모습입니다.


그것이 그렇게 놀랄 모습인가 싶지만

아무튼 천사는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하얀 옷의 날개달린 그 모습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똑바로 쳐다볼 수 없고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위엄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누군가가 써놓은 정형화된 생각을

빼내고 싶습니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묵상하고 감동받게 하옵소서.

(2011.09.23.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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