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재난으로 번지고 있는 구제역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회를 개최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은 9일 저녁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특별기도회’를 개최하고 창조질서를 거스른 인간의 죄를 회개하고 구제역 사태가 하루속히 멈추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법인이사장 손인웅(덕수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는 김삼환 목사의 개회사와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격려사, 정정섭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의 기도, 이정익(신촌성결교회) 목사의 설교 순으로 이어졌다. 이 목사는 설교에서 “구제역은 단순한 가축 전염병이 아닌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라며 “신자들은 소를 잃고 절망에 빠진 이웃을 위로하고 구제역이 그치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1만여명이 참석한 기도회에서 김 목사는 “사람과 함께 살아온 소가 인간의 죄로 죽어가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신자들부터 죄악을 회개해 하나님의 심판과 재앙에서 건져주시길 기도하자”고 강조했다.특별기도회에서는 세 가지 기도제목이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부회장인 박만희 구세군 사령관은 구제역이 속히 진정돼 더 이상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기도했다. 김삼봉 예장 합동 총회장은 교회가 소외된 이웃과 약자의 희망이 되기 위해 기도했다. 또 노문길 예장 백석 총회장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기도회에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방제총괄 주이석 부장의 현장 보고와 함께 국회의원 황우여(한나라당) 김영진(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정치권 대응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이날 기도회에서 모금된 헌금을 구제역 방제작업 지원 자원봉사단 활동과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의 방제작업 지원을 위해 사용키로 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 동물에 감염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해 입술, 혀, 잇몸, 코, 발굽 사이 등에 물집(수포)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돼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된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구제역을 질병전파력이 빠르고 국제교역상 경제 피해가 매우 큰 A급 질병으로 분류했고 한국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해 돼지 5500마리를 살처분한 이래 지난 8일까지 모두 148회에 걸쳐 100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됐다. 전남북과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 6개 시·도 55개 시·군으로 확산됐다.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